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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으로 본 조상들의 치아치료법 "재미쏠쏠"

귀 막아 치통 치료하고치아빠지면 닭똥뿌려 치아 재생
치아우식에는 부추 씨 태운 연기 쐬어 ‘충치 벌레’ 떨어뜨려
치아 단단히 하려면 소리 크게 들리도록 이를 갈고 맞부딪쳐

동쪽의 보배롭고 귀한 의술이란 뜻의 동의보감. 이 안에는 치의학이 미처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 선조들이 어떻게 치아를 관리하고 치료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료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의보감을 통해 그 옛날 선조들의 치아 관리법을 알아본다. 


동의보감 외형편에는 ▲7가지 치통 ▲귀나 코를 막아 치통을 멎게 하는 법 ▲벌레를 내보내 충치를 치료하는 법 ▲닭똥을 발라 치아를 다시 나게 하는 법 ▲치아 색으로 병을 아는 법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 수양법 등 치과와 관련된 흥미로운 내용이 다수 나와 있다.


우선 조상들은 치아가 빠졌을 때 쥐 뼈나 닭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의보감에는 닭똥 28알을 말려 가루 낸 뒤 약간의 사향과 함께 뿌리면 노인은 20일, 청년은 10일 후 빠진 치아가 다시 나온다고 기록돼 있다. 또 숫쥐의 뼈를 발라 불을 쫴 말리고, 여러 약재를 곱게 가루 내 100일간 문지르면 치아가 다시 나온다고 믿었다.


치아우식에는 부추 씨를 주로 사용했다. 구자라 불리는 성숙한 부추 씨를 태운 후 깔때기로 덮으면 깔때기 입구로 연기가 나오는데, 이 연기를 충치에 쏘이면 바늘처럼 생긴 벌레가 모두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방법으로 효과를 여러번 봤다고 강조하고 있다. 늙은 벌레는 황적색을 띄며 어린 벌레는 흰색을 띈다고 기술돼 있다.

 

치통이 심할 때는 마늘 등으로 귀나 코를 막아 치통을 멎게 한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치아가 아플 땐 오른쪽 귀에, 왼쪽 치아가 아플 땐 왼쪽 귀 깊숙이 여러 재료로 만든 환을 넣었다. 그러면 벌레가 죽고 다시는 치통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여겼다.


특히 치아 관리가 어려웠던 만큼 치아를 건강히 하는 수양도 중시했다. 동의보감에서는 치아를 단단히 하는 수양법으로 일례를 소개하고 있는데, 치아가 아픈 중년인이 소리가 크게 들리도록 이를 갈고 맞부딪쳐 120살까지 살았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선조들은 소금물을 이용해 양치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는 차를 마셔 기름기를 제거했다.


치아 색깔에 따라 병을 구분하기도 했다. 우선 치아가 갑자기 검게 변색되면 13일 내 사망하며, 치아가 삶은 팥처럼 보여도 환자의 음양이 다해 사망한다고 여겼다.


구내염에 대한 주의도 눈에 띈다. 동의보감에는 구내염이 있을 경우 참기름이나 마른대추 등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구내염의 발병 원인을 월식이 있는 밤에 음식을 먹었기 때문으로 보고, 일식이나 월식이 있을 때는 음식 섭취를 금하고 있다.


흰 치아를 원하는 건 고금을 통틀어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누렇고 검은 치아를 가진 이들은 곱게 가루 낸 석고와 여러 약재를 섞어 이른 새벽마다 치아에 문지르고 따뜻한 물로 양치 후 뱉어냈다. 그러면 치아가 하얗게 됐다.   


동의보감에는 이밖에도 혀가 잘렸을 때 치료법과 벌레가 입에 들어갔을 때 대처법 등 입과 혀에 대한 정보도 다수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