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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손상부터 감염까지…발치분쟁 매년 증가

5년간 의료사고 860건·손해액 31억 원 기록
환자 동의서·신체적 특징 확인 분쟁 예방 열쇠
감염 증상 지속적 호소 시 상급병원 안내 필수

치과의사 A씨는 최근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사랑니를 발치한 이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사랑니 발치 후 신경손상으로 감각이상이 발생해 환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의료분쟁 조정 결과, 보험사 측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최대한 신경을 피해 사랑니를 발치하려 노력했음에도 불구, 환자의 신체적 특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신경에 부분적인 손상이 일어났다는 점이 주요 판단 사안으로 작용했다. 특히 발치 전 환자에게 신경손상, 감각이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데 이어 발치동의서를 작성토록 한 점도 A씨의 억울함을 해결하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 발치 의료사고, 5년간 860건 ‘꾸준’
최근 발치 치료 도중 사고로 인한 의료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일선 개원가의 주의가 요구된다.


치협은 최근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자료를 종합해 ‘2020 치과의료기관 의료분쟁백서’를 발간, 발치 시 발생한 의료분쟁 통계 및 사례를 종합·공개했다.

 


의료분쟁백서에 따르면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치과의사배상책임보험 가입자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4년부터 5년간 접수된 발치 관련 의료사고 현황을 조사·종합한 결과 지난 5년간 860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했으며, 손해액은 약 31억 원에 달했다.


이는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집계한 전체 발생한 치과 의료사고 통계 중 임플란트 다음으로 두 번째 높은 수치다.<그래프. 발치 사고접수건수 및 지급보험금 현황 참조>


발치 도중 발생한 의료분쟁 종류는 다양했다. 그 중 신경손상으로 인한 통증, 감각이상, 감각마비 증세로 인한 의료분쟁 사건이 발치 관련 의료분쟁 사건 중 가장 큰 비중(42%)을 차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발치 이전 환자동의서를 작성했는지 확인하고, 환자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발치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표. 발치 의료분쟁 세부내용 참조>

 


실제로 B원장은 최근 병원에 내원한 10대 여성 환자의 어금니를 사랑니로 착각, 실수로 발치해 주의의무 위반으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1500여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측정 받았다.


#감염증상 호소 시 상급병원 안내 必
이밖에도 환자가 치아 발치 이후 감염으로 인한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할 시 상급병원 내원 안내·전원 등의 조치가 필요함에도 불구, 부주의로 인해 의료분쟁으로 불거진 사례도 공개돼 주의가 필요하다.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의료진은 환자 A씨(남/33세)가 사랑니를 발치한 이후 통증과 부종증상을 호소하자, 항생제를 처방하고 경과를 지켜봤다. 그러나 이후 의료진의 부주의로 A씨에게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A씨는 대학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치료받아야만 했다.


해당 사안 조정 결과 A씨가 계속적인 통증 등 이상증상을 호소할 경우 상급병원 내원 안내 또는 전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나, 당시 의료진이 지도의무 없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보고 4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이 측정됐다.


사랑니 발치 후 인두부위에 농양이 발생한 사례도 공개됐다.


환자 B씨(여/43세)는 치아를 발치한 이후 잇몸 부종 및 침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을 호소했다. 이에 의료진은 시술부위의 추가적인 치료를 실시하고, 항생제를 처방했다.


그러나 이후 의료진은 환자 B씨가 10일이 지나도록 같은 증상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후 의료진은 환자 B씨에게서 인두부위 농양을 발견하고 나서야 상급병원에 입원치료를 받도록 조치했다. 이는 결국 의료분쟁으로 이어졌으며 70% 가량 의료진에게 책임있다고 보고 3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이 측정됐다.


치협 관계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마다 증가하고, 권리의식도 점차 커져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의료사고 예방과 대책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나이, 성별, 직업 등 각 사례별 상황에 따라 과실비율 등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번 사례를 참고해 의료분쟁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