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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 친절한 주치의? 돈만 내면 ‘OK’

사설단체 ‘KCA 한국소비자평가’ 내세워 치과 현혹
치협 “법적 문제 휘말릴 수도 있어” 회원 주의 당부

A원장은 지난 10월 초 ‘KCA 한국소비자평가’라는 기관으로부터 ‘2020 KCA 우리지역 친절한 주치의 캠페인’ 참여를 안내하는 공문을 받았다. 치과와 의과, 한방 등 참여 기관을 모집해 의료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취지였다.

 

대한소비자협의회라는 공신력 있어 보이는 단체가 함께 하고 있고, 캠페인에 참여하면 병원 홍보 포스터와 현판, 메달, 증서, 배너 등을 제작해 준다는 말에 순간 마음이 혹했다. 그러나 참가 접수비가 49만5000원이라는 얘기에 공문을 구겨버렸다.


A원장은 “병원 마케팅에 고민하는 의사들을 이용하는 상술로 보였다. 개원가의 과당경쟁 분위기에 편승해 얄팍한 광고영업을 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


해당 캠페인은 ‘KCA 한국소비자평가’라는 사설 기관이 임의적으로 의료기관 홍보 캠페인을 기획한 것으로, 지난 9월부터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의 치과·의과·한방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총 28개 진료과목별로 선착순 5개 기관씩 접수를 받아 10월 한 달 언론에 캠페인 참여 의료기관을 홍보하고 있다.


참여 기관들은 ‘환자를 내 가족처럼’, ‘환자 말 경청, 친절한 설명’, ‘검사를 충실히 하되 불필요한 과잉진료는 하지 않는다’, ‘환자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병원 위생과 청결 철저히’ 등의 상투적 병원 홍보 문구에 서약하고 등록비를 내는 것만으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해당 기관에 문의한 결과 캠페인 참여 기관 선정과 관련한 특별한 기준은 없었으며, 말 그대로 비용을 지불하고 선착순으로 참여하는 기관을 어떠한 검증과정 없이 언론에 홍보해 주고 있었다.

 

이 같은 광고성 기획홍보 사업은 각종 단체나 사설 언론사들이 수익사업으로 흔히 기획해 진행하는 것으로, 인지도가 있어 보이는 명칭을 가진 기관과 연계해 공익성을 내세우나, 홍보대상에 대한 검증기준이나 공신력이 미비해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과장된 정보나 이미지를 제공할 위험이 크고, 이에 동참하는 의료기관에게는 의료법 위반 등 예상치 못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 같은 사업의 문제점을 우려한 치협은 지난 9월 23일 해당 캠페인 참여에 대한 주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국시도지부에 보내 회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치협은 현행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 제3항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특정 캠페인과 관련된 협약체결 시 환자 유인·알선과 관련된 의료관계법령에 위반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해당 캠페인이 고도의 영업행위로 인한 홍보마케팅으로 활용될 경우, 무분별한 의료광고에 따라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주관적이고 명확하지 않은 의료기관 선정 기준으로 인해 오히려 환자에게 혼란을 초래해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의료법 제56조(의료광고의 금지 등) 제2항14에서는 ‘각종 상장, 감사장 등을 이용하는 광고 또는 인증, 보증, 추천을 받았다는 내용을 사용하거나 이와 유사한 내용을 포함하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어 회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김재성 치협 법제이사는 “공신력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마케팅으로 생각해 무턱대고 참여했다가는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수 있어 보인다. 검증되지 않았고 회원 간 부당한 경쟁을 야기할 수 있는 홍보방법 참여에 회원들의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