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한 ‘더블라이선스’ 치과의사가 국내에만 416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제공한 ‘복수면허 치과의사 현황’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치과의사 복수면허자는 416명으로 나타났다. 치과의사 면허증 외에 약사 면허증 소지자는 22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간호사 126명 ▲의사 48명 ▲한의사 13명 순이었다.
법조인 면허를 획득한 치과의사도 두드러진다. 3일 발표된 신규 검사 명단에는 치과의사 출신이 포함됐으며, 판사로 재직했거나 변호사로 활동하는 치과의사도 다수 눈에 띈다.
#시대 따라 이유도 가지각색
이들은 왜 복수면허를 취득한 것일까. 대표적으로는 여유와 안정성이 꼽힌다.
의사 출신 치과의사 서준석 원장(서울S치과의원)은 “가성비로 본다면 치과가 의과와 비교해 강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의과 전문의 급여가 좀 높더라도 인턴과 레지던트 5년을 더 보낼 가치는 없다”며 “의사든 치과의사든 개업을 생각한다면 치과가 의과의 여러 과 중에서도 중상위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이유를 들었다.
간호사 출신 치과의사 B씨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위해 치과의사의 길을 택했다”며 “전문의가 되기 위한 고생이 싫었고, 간호사를 하며 밤에 일하는 게 얼마나 안 좋은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 치과의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새롭게 길을 개척하겠다는 도전 의식도 빼놓을 수 없다.
치과의사 출신 수의사 C씨는 “아무도 밟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나만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싶었다”며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된 치의학보다는 수의치과 분야에서 연구와 교육, 진료를 진행하기 위해 수의사를 택했다”고 답했다.
나도균 한국의사한의사복수면허자협회 회장은 “복수면허를 따는 이유는 시대에 따라 다른데, 과거에는 호기심 때문에 타 영역에까지 발을 들인 케이스가 많았다”며 “요즘에는 불분명하고 아리송한 부분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도전하는 경우와 함께 의료인으로서의 권한, 사회적 시선을 의식해 옮기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 복수면허자 절반 ‘동시 개설’
이와 관련 복수면허자의 특성을 조사한 연구가 있어 주목된다. 대한예방한의학회지 ‘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 특성과 근무현황 조사 연구’ 논문에 따르면, 복수면허자는 두 번째 면허를 취득하기까지 평균 9.56년이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두 가지 의료기관을 동시 개설한 복수면허자는 41.9%로 절반에 육박했다. 2009년 신설된 의료법 조항에 따라 복수면허자의 동시 개설이 가능해지며 수치가 크게 뛴 것이다.
동시 개설에 대한 장단도 언급됐다. 단점으로는 청구 과정에서 생기는 의료수가 등의 문제가 꼽혔으며, 장점으로는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고 상호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이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