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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3)리빙스톤 치과 박상섭 원장] 친척이나 지인(知人) 치료 사적인 불평 받아주고 들어줄 수 있어야

“알아서 해주면 되려니” 생각 부작용 초래
의외로 많은 경우에 의사들은 친척이나 친구들을 치료하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필자의 책이 출간된 이후에 이 부분에 대한 필자의 의견에 대해 호응을 보이는 분들이 많았다.
필자가 제시하는 친척/지인을 치료할 때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은 이런 것이다.
첫째, 직원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둘째, 기본적으로는 다른 환자와 동일한 원칙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
셋째, 초기에 치료 계획과 비용에 대해 분명한 상담을 해야 한다.
넷째, 위의 세 가지 원칙을 따르지 않아 뭔가 상황이 잘못돼 가고 있다면 그 상황에서 치료를 중단하라. 늦었더라도 다시 상담을 하라.

 

친척/지인이 치료를 받을 때 환자측에서는 "알아서 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원장은 "알아서 해 주면 되려니"라는 생각으로 치료를 계속 진행하다가 나중에는 서로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원칙들은 매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필자는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런 원칙을 정해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 요점은 가능한 서로의 기대치를 처음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치료비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필자는 이런 원칙을 지켜가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안받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최근에 필자를 상당히 당혹스럽게 했었던 일을 소개한다. 필자의 병원에 지방에 계신 이모님께서 먼 곳까지 오셔서 보철치료를 받으셨다. 전치부 long bridge case였는데 필자는 고민 끝에 역학적인 면에서 PFG보다는 오히려 PFM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상담을 하고 치료를 마무리 했다.


그런데 필자는 얼마 뒤 전화를 통해 어머니에게서 전혀 뜻밖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이모님이 매우 서운해 하신다는 것이었다. 이모님은 돈이 들어가더라도 좋은 것으로 하고 싶었는데 금으로 치료해 주지 않은 것을 서운해 하고 계셨다. 그리고 싸게 해달라고 할까 봐서 저렴한 것으로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계셨다. 이모님은 설명을 해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막연하게 금이 더 좋은 것이고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이모님을 치료할 때 비용상담에 약간의 부담을 느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증례에 따른 재료의 선택을 한 것 뿐이었는데 오히려 치료비가 저렴하게 청구된 것을 가지고 서운해 하는 것에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도무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치료를 받으면 받는다고 서운해 하고, 안 받고 배려를 해 드리면(이 경우는 배려 때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말이 생기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필자는 한 동안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기본적으로는 친척이나 지인도 다른 환자들과 똑같다. 다른 환자들처럼 의사의 말을 따르지 않을 권리가 있고 불평할 권리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불평이 원장의 귀에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이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치료비 상담만 하고 비싸다며 투덜거리며 가 버리는 환자들도 있을 것이고, 치료하고 나서 아팠다며 불평하는 환자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불평과 불만이 병원 측에서 생각하기에 그럴 만하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때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불평을 할 수도 있다. 환자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불만을 집에 가서 주위 사람들에게 푸념하듯이 투덜거릴 것이다. 병원에서 환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불만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 대부분의 이야기를 우리는 들을 기회가 없다.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하지만 친척이나 지인이 치료를 받고 불평하는 경우에는 그 말들이 한 두 번의 과정을 거쳐(사람의 입과 귀를 통해) 원장의 귀에까지 들려오게 된다. 그런 불평을 들어주는 사람도 원장과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러면 원장은 화가 날 것이다. 행여 어떤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