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5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구글인데…치과 원장님 바꿔주세요” 포털 사칭 ‘공포 마케팅’ 요주의

폐업 처리, 검색 누락 운운하며 과금 유도
무심코 개인정보 제공·결제 동의하면 낭패


“구글 지도에서 치과가 폐업 처리돼도 괜찮나요?”


특정 포털사이트의 협력기관임을 주장하며 과금을 유도하는 사례가 치과 개원가에서 잇따라 보고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개원 초기 단계의 치과를 대상으로, 주변 치과와 비교하며 환자 유치, 인지도 등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식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만큼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적인 인지와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치과 개원가에 따르면 구글 관계자를 사칭하는 텔레마케팅 시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구글지도 담당팀’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들은 “구글 본사의 정책이 변경돼 사업자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해당 치과 원장과의 직접적인 통화를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경계심을 가지고 소극적으로 응대하는 치과 직원들에게는 ‘구글에서 검색이 되지 않아도 책임 안 진다’, ‘폐업 처리 하겠다’면서 윽박지르는 등 상식 이하의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이 같은 ‘공포마케팅’은 이미 수년 전부터 다른 포털을 내세워 소비자를 기망해온 전형적인 영업 수법이지만, 최근 구글의 검색엔진 점유율이 급격히 올라서면서 사칭의 대상도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얼마 전 해당 전화를 받았다는 한 치과 관계자는 “구글 같은 큰 회사가 우리 같은 개별 치과로 전화를 할 일이 없는 만큼 수상한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포털을 언급하며 거절했더니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검색이 안 돼도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화기 너머로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비슷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텔레마케팅을 하는 곳이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 “특별 선정 치과에 혜택” 마수 뻗어
만약 직원을 통과해 원장과의 통화가 성사되면 본격적인 마케팅 권유가 이어진다. 통화 대상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구글에서 임플란트, 치과 등의 키워드 검색을 하면 자동으로 해당 치과를 결과 값으로 띄워준다는 설명을 한다.


이런 ‘서비스’를 한 지역 당 4개 진행하는데 이미 3개는 자리가 찼고, 나머지 한 자리가 남아서 전화를 했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 같은 ‘시나리오’다.


이 같은 서비스가 얼마나 유용한지를 설명한 다음 “원장님 치과가 이번에 특별히 선정됐다”며 월 8만 원의 비용과 함께 본심을 드러낸다. 부가세 별도라는 전제가 딸린 해당 금액은 서버관리비 등의 명목으로 요구되며, 통화자의 반응 정도에 따라 3년 치 190만 원 등으로 변주되기도 한다.


혹시나 하고 통화를 이어가던 원장이 이상한 낌새를 채고 정확한 업체 명을 강하게 요구하면 그제야 구글 협력업체인 ‘○○○ 마케팅’이라고 자신들의 정체를 절반가량 밝힌다.


해당 사례를 경험한 다수의 치과 관계자들은 “사실 글로만 보면 누가 당할까 싶지만 직접 전화로 이 같은 내용을 접하면 혹시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내가 실수하면 우리 치과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조급한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 “구글지도 검색 등 비용 청구 안 해” 
결론부터 얘기하면, 구글에서는 결코 이 같은 서비스를 위해 치과 등에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구글의 ‘사칭 사기 예방 및 신고하기’세션에서는 이 같은 사례와 관련해 ‘구글 검색 또는 구글 마이 비즈니스에 포함되는 조건으로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또 마케팅 업체 측에서 제시하고 있는 구글지도 등록 및 검색 서비스 등은 사실 사업주가 간단하게 직접 처리할 수 있고 비용도 무료다.


이처럼 난감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피싱 예방 전문가들은 업체 측의 권유를 받았을 때 바로 결정하지 말고 잠시 ‘쿨링 타임’을 가질 것을 권고한다. 피싱을 시도하는 상대측에서 급박한 분위기를 조성해 결정을 이끌어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안 받은 내용의 사실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되 급하게 결제 또는 개인 정보를 요청했다고 절대로 섣불리 응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특히 텔레마케팅의 경우 가장 먼저 전화를 받는 치과 직원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사전 고지와 예방 교육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