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일곱빛깔무지개 사람들]도예가 서학원 서연치과의원 원장

흙·불 ·혼으로
인생을 빚다

 

도예가 서학원 서연치과의원 원장

 

실력 수준급…전시회만 5번 넘어
도예 ‘인내’ 채우고 ‘욕심’ 버리게 해줘
10년 한결 장애인 진료봉사 또다른 행복

 

 

“십수년 동안 도자기를 빚어내면서 복잡하고 어려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인 인내를 배웠습니다. 도예를 통해 얻는 여러 가지 교훈을 통해 환자와 교감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는 치과의사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취미뿐 아니라 특기로서도 다소 생소한 도자기를 빚으면서 세상사는 이치를 깨닫고 있다는 치과의사, 주인공은 바로 서학원 원장(서연 치과의원)이다.
가족들과 여행 중 이천 도자기축제를 들렀던 것이  특별한 인연의 시작이었다. 우연한 장소에서 도예라는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된 셈이다.


서 원장은 그때를 회상하며 “도자기축제를 갔을 때는 그냥 지나가는 여행의 한 장소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흙을 만지는 순간 그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즈음부터 그는 아내와 함께 곤지암 근처 공방을 오가면서 강습을 받으며 체계적인 실력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지인들과 개최한 전시회만 5회가 넘는 수준급의 도예 경지에 이르렀다. 그렇게 관심이 취미가 되고, 취미가 이어준 새로운 세상은 도예가로서의 삶을 주었다.

그는 도예는 하면 할수록 쉽게 전문가의 경지를 허락하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고 또 세상을 살면서 잊기 쉬운 인생을 배우게 해준다고 말한다. 도예에 대한 예찬이다.


“하나의 완성된 도자기는 탄생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정성을 요구합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작업장을 오가며 작업을 하다 보면 굳는 속도가 일치하지 않아 도자기의 일부분이 금이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작업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생각에 허탈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지만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일종의 도를 닦는 느낌을 받게 됐습니다. 인내를 배우고 욕심을 버리게 된 거죠.”


그는 작업 도중 미세한 균열이 가 버린 도자기를 보면서, 환자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치과의사로서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는다.
서 원장은 “도자기의 작은 균열은 어느 부분에서 미세하나마 분명 오차가 생겼기 때문에 발생된 것”이라고 전제 한 뒤 “같은 원리로 일상 진료에서 치과의사의 아주 사소한 실수는 자칫 환자에겐 치명적인 고통으로 다가 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서 원장의 다재다능함은 도예뿐 아니라 당구, 바둑, 수석, 목각, 골프 등 남들이 하나를 갖기 힘든 재능을 여러 분야에서 나타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다방면에 능통하신 아버님 덕분이라며 일선 진료에 힘들어 하는 치과의사들에게 취미 또는 특기를 갖기를 권유한다.


“종류를 떠나 취미나 특기가 있다는 것은 복잡한 현대생활에서 갖게 되는 스트레스에서 남들보다 쉽게 탈출할 수 있고, 삶을 뒤돌아 볼 수 있고, 또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치과의사들도 보다 활력 넘치게 살아가고 진료에 임한다면 환자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까요?”
한편 그에겐 도예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있다. 10여년을 한결같이 장애인 진료봉사에 나서고 있는 서 원장은 복지관을 찾는 길이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한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치과의사들 중 봉사에 뜻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이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봉사진료 중 일어날 수 있는 의료사고의 위험”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장애인들과 함께 한 시간을 얘기하면서 번지는 입가의 미소는 그의 따뜻한 속내를 알기에 충분했다.
치과의사로서, 도예가로서, 그리고 어려운 이들에게 힘이 되는 선한 이웃으로서 서 원장의 하루하루가 행복하게 물들고 있다. 
김용재 기자 yonggari45@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