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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한 자녀교육법

종|교|칼|럼|삶

 

가장 안전한 자녀교육법

 

얼마 전 어느 학부모가 찾아와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자꾸 배가 아프다고 학교를 안 가려고 하더랍니다. 처음엔 좀 전에 장염을 앓은 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 그 후유증이 있나 싶어 학교를 안 보냈는데 배가 아프다가도 학교에 가지 마라고 허락하고 나면 애가 멀쩡해지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학교를 가기 싫은 뭔가가 있구나 싶어 애한테 캐어 물어도 절대 이야기를 안하더랍니다. 그래도 주변을 수소문해서 억지로 알아보니 아이가 반에서 어떤 오해로 인해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로부터 의도적인 왕따를 당하고 있더랍니다. 사실은 다른 아이로 인해 생긴 일인데 그 일을 당한 아이가 그 일을 유포한 아이를 대적하기 힘드니까 중간에 있던 이 아이에게 대신 화풀이를 하는 셈이라고 할까요. 그러다보니 원래 그 일을 저지른 아이도  한 편이 돼서 약자의 입장에 있던 이 아이를 외톨이로 만드는 데 힘을 합한 것이지요.


어제까지 반에서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이 자기가 뭔가 기분 나쁜 일을 당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힘의 원리가 작용하는 약육강식의 장으로 바꿔 놓은 것입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싸움을 잘하는 아이가 서로 힘을 합쳐서 이 아이를 괴롭힌다고 하니 이 아이는 이도 저도 아닌 입장에서 학교 가기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꽤나 원초적인 아이들의 세계도 세계지만 문제는 그 이야기를 듣고도 속수무책으로 아이가 당하는 꼴을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부모의 심정이었습니다. 공포심으로 인해 아침마다 배가 아픈 아이를 지켜봐야 하는 부모는 똑같은 괴로움을 겪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의 엄마가 하는 말이, 자기는 아이가 정말 아무 일 없이 자라기를 바랐노라고 그래서 하고싶은 것도 최대한 다 해주고 모든 걸 아이 위주로 살아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엄마로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이런 일을 당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바람이라면 아마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내 아이가 아무 일도 겪지 않고 무사태평하게 한평생을 살아나가는 그런 일 말입니다. 특히 여러가지 위험 요소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현대에서 나의 귀한 자식을 세상에 내 놓을 땐 다가올 수 있는 일들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키워주는 것이 어쩌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마음 자세라는 것이 바로 자기를 지켜주는 자기의 근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자기의 근본 마음이 있어서 자기를 지켜줄 수도 있고 지혜를 줄 수도 있으니 그 근본 마음을 활용하면서 산다면  자기에게 닥친 고난을 오히려 인생의 거름이 되는 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내 아이를 괴롭히는 상대 아이에게도 그 마음은 똑같이 다 있으니 마음으로 진정한 뜻을 전한다면 누구의 개입도 없이 일을 해결할 수도 있는 묘용이 우리들의 마음에는 있는 것입니다. 그 근본 마음이 세상 모든 생명들이 가지고 있는 불성(佛性)입니다. 모르셔서 그렇지 그것보다 마음 놓이는 자녀 교육법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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