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삶 / 좋은 것을 내려놓는 마음


종|교|칼|럼| 삶


 좋은 것을 내려놓는 마음


불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가 곧 부처인 줄을 아는 것, 즉 내 주장자를 발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 주장자를 발견하기 위한 수행의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놓음’입니다. 방하착(放下着)이라고도 하는 이 놓음은 내것이다, 내가 옳다, 나다 하는 ‘나’가 있음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모든 집착과 애욕의 마음들을 내려놓으라는 것이지 모든 걸 놓고 아무것도 없이, 멍하니 살라는 말이 아닙니다. 몸은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 뛰되 그 마음에는 붙이는 것이 없는 ‘놓음’이야말로 진정한 지혜를 샘솟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 놓음을 위해서 염불 수행을 하기도 하고 절 수행을 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선원에서는 관법 수행을 통해 이 놓음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자기의 마음을 지켜보면서 그 마음에서 떠오르는 말과 감정들을 그것이 나오기 이전 자리, 즉 자기의 근본인 참마음의 자리에 다시 되돌려 놓는 것을 수행의 모태로 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자기의 근본 참마음 불성자리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며 그것이 세상의 다인양 살다보니 물질적인 부분, 보이는 부분에만 치중하고 나머지 반을 차지하는 정신적인 부분에서는 거칠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사는 모습입니다.


괴로움을 당해서 그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내려놓아보려고도 하지만 괴로움이란 것이 쉽게 없어지는 것이라면 왜들 그렇게 힘들게 절도 하고 참선도 하고 독경도 하면서 수행정진 하겠습니까. 선원에서 하는 관법은 자기 생활 속에서 맞닥뜨리는 여러가지 상황들과 자기 마음에서 올라오는 모든 부분들을 자기 근본인 참마음 자리에 다시 놓는 것으로 수행을 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근본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니 놓지를 못하고 놓지를 못하니 본래 한마음인데도 돌아가지지를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자기를 있게 한 근본이 있다는 것을 무조건 믿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체는 고정돼 있는 것이 하나도 없으므로 잡고 있지 말고 놓으라고 합니다. 그러니 놓는다는 것은 자기라는 것을 내려놓는 것이고 자기의 습관을 녹이게 되는 것이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원만하게 돌아가게 하는 방법인 것입니다.


동계올림픽에서 특정 인물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그 선수에서 해가 될 뿐이라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저 또한 그렇게 기대했던 부분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일본을 이겨야 되고 금메달을 따야되고 그러려면 실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나의 기대가 집착으로 그 선수에게 작용을 했을 때 그 선수에게 좋은 일이 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든 저 선수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저 선수의 행복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져서 모두에게 참기쁨이 되면 좋겠다고요. 놓는다는 것은 다시 입력시킨다는 말도 됩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살펴보아 나와 상대에게 모두 유익한 일로 돌아가게 입력한다면 서로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