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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해지려면

종|교|칼|럼|

 

 

혜원 스님

<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내가 행복해지려면


어느 때인가부터 텔레비전에서 볼 수 있는 광고의 사분지 일 정도는 무슨 광고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핸드폰 광고같이 나로서는 알 수도 없는 기능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걸 보면 아주 시대에 뒤처진 사람이 되었다는 걸 느낍니다. 제가 보고 듣기로 그런 전자제품들의 주요 선전 분야 중 하나는 이 제품 하나로 거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점점 더 편리해지고 그래서 점점 더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없어지고 그러다보니 다양한 접촉의 기회 자체를 상실해가게 하는 것이 발전의 한 단면인가 봅니다.


시대가 발달함에 생활 여건은 좋아졌지만, 우리는 만족을 느끼기보다는 모자라는 것을 채워가기 위한 계속적인 노력만이 열심히 사는 것인 양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발전해가는 사회 속에서 자기 마음을 제대로 다스릴 수 없게 되고 내려놓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모자라는 것을 채워가는 것이 거의 대부분 물질적인 부분, 보이는 부분에만 치중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선진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약이 항우울제라고 합니다. 우울증은 단순한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변화가 생겨 나타나는 병이며 전세계 1억만 명 이상이 앓고 있다고 합니다. 뇌를 순환하며 신경전달 기능을 하는 특정 호르몬이 부족하면 감정이 불안정해서 근심 걱정이 많아지고 충동적인 성향이 나타나게 됩니다. 감정이 불안정해지는 경우 강력한 끌림에 의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니 무서운 병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니만큼 병원 치료도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평소에 마음 다스리는 훈련을 해보았다면 감정이 흔들릴 때 아주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 다스리는 훈련이라는 것은 별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고 다만 그것을 내가 실천에 옮기느냐 아니냐 하는 것이 관건일 뿐이지요. 그 흔히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이란 이런 것입니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남의 칭찬을 자주 하고 남이 잘되는 것을 축복하고, 섭섭했던 일보다는 고마웠던 일을 생각하고 음식을 먹을 때 감사하게 생각할 줄 알고 남을 탓하기 전에 항상 자신을 먼저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봤던 좋은 말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남을 위해 기도하고 불행한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기도한다.’ 내가 부지런하고 정직하면 모든 사람들이 저절로 나를 위하게 됩니다.
내 것을 챙기고 내 이익을 구함으로써 내가 부자가 되고 넉넉해질 것 같지만 진짜 행복은 그 반대에 있는 것을 어떡합니까. 폭탄 테러에 희생당한 자녀를 둔 부모가 그 테러범이 사형에 처해졌을 때 기쁨을 느낀 것이 아니라 그를 용서했을 때 참 평화와 위안을 가지게 되었다는 인터뷰를 들을 적이 있습니다. 내가 열심히 살고 있는 이 세상도 내가 한 번 더 손을 내밀고 내가 베풀었을 때 참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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