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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식을 다이어트하자

종|교|칼|럼|

 

혜원 스님
<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내 의식을 다이어트하자


아름다운 몸 만들기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 일이 대세인 만큼 다이어트라는 말은 생활 용어가 되어버렸습니다. 어디선가 ‘다이어트는 본래 내일부터 하는 거’라는 말을 주워들었습니다. 현대인들이 반드시 신경써야할 항목에 신체 단련이나 체중조절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실천하기에 쉬운 일은 아니라는 반증을 담고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늘 먹어오던 다양한 먹을 거리들을 가려서 채식과 소식을 하게 되면 사람은 어딘가 모르게 고요해집니다. 그건 반드시 못 먹어서 힘이 없어져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확실히 고기를 신나게 먹고 마시는 식생활을 할 때보다는 마음이 단아해지고 담담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이어트라는 현실의 분명한 목표를 내 의지로써 이루고자 할 때 내 삶의 길은 명확합니다. 내 몸을 부지런히 단련하는 것에는 선명한 목적과 도달해야 할 미래상이 내 머리에 분명히 그려져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내 영혼은 어떻게 변하기를 원하는지요. 내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는 얼마나 관심을 가졌으며 지금보다 좀더 변화하기 위한 심성 바꾸기 프로젝트를 실행해 본 적은 있으신지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쉽게 증오를 내뱉고 늘 같은 관념과 의식을 되풀이 하다보면 어느 사이엔가 나의 마음은 비대해지고, 좋게 생각해보려고 해도 그동안 연습해온 많은 부정적인 마음으로 인해 좀처럼 마음을 고쳐먹기가 쉽지 않아집니다. 사소하게 부려오던 내 의식의 한 단면이 점점 더 고착화 되다 보면 나중에는 질기기가 동아줄과 같아져서 내가 만든  의식에 내 인생이 휘둘리게 됩니다. 우울증이라든가 하는 현대인들의 내적 질환들이 자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 그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경전 중 하나인 법구경은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떠나서 모두에게 삶의 참 지침이 될 수 있는 말씀이 시처럼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는 경전인지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인용되고 있습니다. 법구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자기야말로 자신이 주인
 어떤 주인이 따로 있을까.
 자기를 잘 다루면
 얻기 힘든 주인을 얻는 것이다.’


자기의 몸을 다루는 일도 자기의 의식을 절제하는 힘과 어떤 일을 추진하고자 하는 정신력,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정진의 힘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안되는 일입니다. 그러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목표를 이루어가기 위해 다른 욕구들을 조절해 나가는 기특한 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매일매일 체중을 체크하며 내 몸의 일에만 부지런히 신경쓸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도 조금만 신경을 써보시기 바랍니다. 나도 모르게 탐내고 화내고 집착하는 마음들을 쉽게 부리는 것은 아닌지…. 그 기특한 나를 몸에만 쓰지 말고 마음의 단련에도 쓴다면 정말 아름다움 몸과 마음을 다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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