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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나의 삶이 되려면

종|교|칼|럼| 삶


혜원 스님
<조계종 한마음선원 주지>

 

내가 사랑하는 나의 삶이 되려면

 

가끔은 추워지는 날도 있지만 완연한 봄입니다. 진달래며 개나리가 함께 어우러져서 핀 걸 보면 ‘너희는 어쩌면 그렇게 예쁜 색깔로 피어나는지!’ 하는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자연이 주는 기쁨은 우리를 보다 더 자연스럽게 만들고 마음을 쉬게 만듭니다. 아무것도 우리에게 요구하지 않고 어떤 것을 내질러도 그냥 받아줄 뿐인 자연이라는 대상에 우리는 무한한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래서인지 휴일이면 근처 관악산과 삼성산으로 향하는 인파가 어마어마합니다. 예전에는 그냥 아무 것이나 편한 옷을 입고 등산들을 간 것 같은데 요즘은 모두들 제대로 된 등산복들을 챙겨 입고 지팡이와 작은 배낭 등도 꼭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 전문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절에 다니는 신도들도 예전에는 어떤 일이든지 자기가 들고 온 괴로움이나 아픔을 하소연하고 그것을 그냥 들어주기만 하여도 편안해져서 돌아가곤 했는데 요즘은 좀 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현실의 어떤 부분을 알지 못하면 상담을 하러 온 사람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자기의 문제를 다 털어놓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돌아가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스님들도 세상일에 초연하기만 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지요. 그 사람이 무엇으로 인해 고민하는지 정확하게 감도 잡지 못하고서야 한마음이 되기가 쉽겠습니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떤 전문적이고 발전적인 시대가 펼쳐져 있다 하더라도 그 모든 일들의 근원은 마음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니 겉보기는 다 다른 일이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 듣는다는 것입니다. 그 마음 하나를 알면 통하지 않는 문이 없고 해결 되지 않을 문제가 없을 것이나 그 마음 하나를 몰라서 우리가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가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에는 더 나아지고자 하는 성장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그 성장 본능으로 인해 우리는 지금 내게 닥친 어려움에 좌절과 낙담이라는 이름으로 끝을 내지 않고 그것을 또 다른 시작과 희망이라는 동기 부여를 하게 됩니다. 삶의 가장 큰 자산은 능력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내가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지녔느냐에 따라 내게 닥친 어려움을 통해 불행해지기도 하고, 한 단계 성장이라는 다른 삶의 모습을 펼쳐보이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왜 이럴까.’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합니다. 개나리나 진달래가 나는 왜 이정도밖에 안되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지 않듯이, 괜한 자괴감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느라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는 일반적인 평가가 아니라 진정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자신의 눈과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실패나 어려움을 ‘진정한 나’가 되기 위해 당연히 거치는 수련과정이라고 봅니다. 지금보다 훨씬 ‘나’와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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