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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정돈 잘해야 어른이다!

종교칼럼

무엇인가 정리를 해야만 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시기입니다. 주말이나 월말과는 다른 차원의 성찰이 연말에 주로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진짜 다른 사람이 되어보겠다고 연초에 작심한 조목들은 해마다 패배감만 더해놓고 멀어져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앞으로만 달리던 호흡을 늦추고 마음의 정리정돈을 해야할 시간입니다.


정리란, 불필요한 것들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입니다. 정돈이란, 흩어져 있는 것들을 제자리를 찾아 가지런히 둔다는 뜻입니다. 쓰레기는 정리해야지 정돈하지 않습니다. 주변 환경이나 일도 그렇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마음의 정리정돈을 잘하는 것입니다. 성숙한 사람은 마음의 정리정돈을 잘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마음에 있어 정리란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할 생각들, 감정들을 버리고 없애는 것이고, 정돈이란 제대로 정신차려 사는 것입니다.


정리해야 할 대표적인 마음이 누군가를 용서하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마음에 원망이나 증오심을 품고 살 때 그 가장 큰 피해자가 자기 자신이란걸 우리는 잘 알면서도 바보같이 깜빡하고 삽니다. 나의 잘못이든 저쪽의 잘못이든 먼저 손내밀어 용서를 구하고 용서하는 사람은 약한 사람도, 자존심 없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가 참으로 힘있고 멋진 사람이며, 진짜 자존심이 있는 존경받을 사람입니다. 용서라는 행위에 얼마나 용기와 힘이 필요한지 해본 사람은 압니다.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그를 힘있다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기꺼이 수용하면서 마음 저 깊은곳까지 걸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면 그를 자유를 얻은 성자라고 부를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삶을 가만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누군가 걸리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으로 먼저 풀고 작은 선물과 짧은 글이 곁들어진다면 효과는 100%로 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별로 잘못한 일도 없고 용서를 구할 일 없이 살았어.’라고. 아마 아닐 것입니다.


여기 두사람의 제자가 있습니다. 한 제자는 과거에 지은 죄로 인해 괴로워하는 사람이고 다른 제자는 자신은 문제없이 살았다고 자만하고 삽니다. 스승님이 두 제자에게 명을 내립니다. ‘뜰에 나가 1키로그램에 해당하는 돌을 가져오너라’ 앞의 제자에게는 큰 돌을, 뒤의 제자에게는 조그마한 돌들을 같은 무게로 모아오라고 했습니다. 돌을 가져온 제자들에게 ‘그 돌을 다시 제자리에 되돌려놓고 오너라. 만약 가져 온 위치를 정확히 모른다면 네가 계속 그 돌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돌을 제자리에 갖다놓는 것은 그 대상을 찾아 용서와 참회를 통해 거듭나서 자유를 얻는 사람입니다. 반면, 같은 무게의 죄를 짓고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사는지, 내가 주위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만드는지 조차 모른채 도리어 남의 잘못만 찾고 탓하고 사는 사람은 죄업이 계속 더해가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참 다행한 일입니다.


마음눈이 밝아 자신을 성찰하여 정리정돈을 잘하고, 먼저 관용을 베푸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어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