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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는 치과의사

월요시론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20여년 방패가 되어주셨던 부모님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치과의사로 다시 태어나신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돈 잘 벌고, 환자에게 존경받고, 가정에서 자상한 치과의사로 성공하셨습니까? 진료가 끝나고 손을 씻으며 슬쩍 바라본 세면대 유리거울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환자를 지켜보는 스탭의 눈동자에서.
 
“돈 많이 버는 네가 더 많이 해야겠지 않니?” 라는 친척의 막무가내 요구 앞에서 쇼핑하듯 내원하는 환자의 친절 운운 말씀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질문하나. ‘나는 행복한가?’ 이제는 훌쩍 커버려 몰래 뒤에서 껴안는 것도 부담스러운 딸아이의 까르르 웃음소리에, 바가지 긁기 대신에 가끔씩 두드려주는 아내의 서투른 안마에, 떼쓰던 아이환자의 도망치듯 놓고 가는 초콜릿 하나에, 가까운 친구, 동료들과의 기분 좋은 술 한 잔에 도취되듯 떠오르는 답, ‘이게 행복 아닌가?’

하나하나 직접 손과 눈과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봉사해야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사시는 선후배들과 동료, 지나친 친절과 서비스의 강요에도 의연함으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비굴해지지 않는 권위를 가지신 치과의사 선후배 동료를 한없이 존경합니다.

하지만 진료실 유니트체어에 설치된 모니터의 뉴스자막에 군대 관련된 속보가 뜰 때면 가슴을 쓸어내며 아들의 군 생활이 걱정도 되고, 주위를 보면 행복하지 못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의 우리나라 배치 문제를 놓고, 국내에서는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굳이 모든 국민은 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으며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는 헌법조항을 적용시키지 않더라도 그동안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었든 경남지역 학생들이 4월부터는 돈을 내든지 ‘가난을 증명’하든지 양자택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치과계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이 11.1%라는 최악의 경제 상황이고 전체 실업률도 5년만에 최고라는 경제지율을 반영하듯이 이번에 치과의사 국시를 합격한 새내기 치과의사들도 상당수가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찾지 못한 것이 아쉬운 일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출신과 소속, 이해관계를 떠나 새로운 관계를 맺기는 쉽지 않습니다. 살아온 관성 때문입니다. 그 관성을 깨고 사람이 사람과 사람으로서 만나기 위해서 던질 수 있는 첫 질문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필자는 총동창회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준비하며 새내기 치과의사들의 행복을 위하여 크게 세 가지 정도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개원준비센터입니다. 새내기 치과의사들이 실력을 닦고 개원을 준비할 때 먼저 앞서간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듣고 알려줄 수 있는 양방향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개원준비센터를 설립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멘토-멘티의 정착입니다. 실력있는 선배들의 노하우를 1:1로 전수 받을 수 있는 멘토-멘티 기획은 단순한 기술전수가 아니라 삶의 전반에 걸친 인생의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로 학술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치과의사로서의 역량을 닦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초적인 학술내용부터 경영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연자가 서로 돌아가며 모두가 선생님이 되고 때로는 학생이 되는 포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고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수많은 세잎클로버를 보지 못합니다. 이러한 소소한 행복들, 결국은 사람이 없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이러한 행복을 위한 노력이 우리 치과계에도 많이 퍼져서 전국 11개 치과대학 및 치의학 전문대학원이 더욱 많이 만나고 소통하며 발전해 나가는 2015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정우 치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