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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차
                                                                 글: 윤양하
 
천천히 천천히
우측으로 조금 더 조금 더
됐어
좋아 좋아
반듯이 그대로 오면 돼
살 살
그래 그래 됐어
백미러 접어
항상 우리는 이렇게 합니다
 

오늘은 조금 일찍 집을 나섭니다. 출근 전 내과에 들려 혈압 약과 고지혈 약을 처방받아야 합니다. 나이가 드니 안하던 일 이 자꾸 늡니다. 건강에는 자신이 있어 내 몸에 어떤 병균이 들어와도 스스로 물리쳤던 난데, 세월에는 장사 없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해마다 받는 건강 진단 결과에 하나씩 관리해야 하는 항목이 늘어납니다. 작년 보다 올해 또 내년이 걱정됩니다. 얼마 전 두 살 아래 사촌 동생이 뇌졸증으로 병원 신세를 졌습니다. 평소 동네 의사 선생님이 혈압 약을 먹으라고 했는데 무시하고 자신만 믿고 행동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119 신세를 지고 말았지요. 고생 끝에 좋아는졌지만 하루 한 알 먹으면 될 것을 의사 말 안 듣다가 요즘은 열 알 넘게 먹는다고 쓴 웃음을 집니다. 그래도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그 소식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어 나도 그 다음 날부터 혈압 약을 처방 받아 요즘은 안정된 혈압을 유지하고 있지요.

그리고 작년부터 아내와 함께 고지혈 약도 추가로 먹고 있습니다.
아내는 육식을 거의 하지 않는 초식성인데 왜 고지혈증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난 아내에게 이렇게 얘기 합니다.

“여보! 소나 하마가 풀만 먹고 사는 초식동물인데 등치가 표범이나 사자보다 크고 지방이 많다는 것 몰라! 당신도 그런 거야. 아무리 당신이 날씬해도 뱃살과 혈관에 지방이 끼는 건 어쩔 수 없어. 의사가 하라는 대로 약을 잘 드시오.”

나이가 들면 운동량이 줄고 몸이 게을러지니 체중이 증가하고 없던 병이 세월만큼 더해 가는데 이를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치부해 버려선 안되겠습니다.
더해가는 병을 이기기 위해 열심히 몸을 움직여야겠습니다.
내가 젊었을 때는 아침에 출근하면 대기실에 환자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요즘은 내가 환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변했습니다. 요새 젊은 30~40대 환자들이 치료비 걱정을 하며 진료실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 요새 경제 사정이 영 말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정이 어려워서 그런지 젊은 30~40대 환자들의 구강 상태가 안 좋습니다. 충치도 많고 잇몸병도 심합니다.

1년에 한번 하는 의료보험 스케링도 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젊어서 부지런히 몸 관리를 해야 할 텐데 말입니다.
돈도 잘 벌고 구강관리도 잘 해야 나이 50이 넘어 고혈압, 당뇨, 성인병으로 고생하지 않을텐데….
운전도 인생사 같이 탈 없이 잘 하고 운전 후 주차도 반듯이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주차할 때 차 뒤를 보아준 아내가 예뻐 보입니다.

윤양하 한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