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동두천 23.8℃
  • 맑음강릉 28.5℃
  • 맑음서울 23.2℃
  • 맑음대전 23.4℃
  • 맑음대구 24.4℃
  • 맑음울산 24.7℃
  • 맑음광주 23.6℃
  • 맑음부산 24.8℃
  • 맑음고창 22.7℃
  • 맑음제주 20.0℃
  • 맑음강화 20.4℃
  • 맑음보은 23.0℃
  • 맑음금산 24.1℃
  • 맑음강진군 25.4℃
  • 맑음경주시 25.8℃
  • 맑음거제 23.9℃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치의 70% “병원서 폭행, 협박당한 적 있다”

대여치, 1000여명 대상 설문조사-의료인 폭행방지법 통과 ‘근본적 해결’

치과의사 열 명 중 일곱 명은 진료실이나 대기실 등 치과에서 폭행, 협박 등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응답자 중 92%가 과거에 비해 진료실 내 폭력의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답해 19대 국회에서 입법이 무산된 이른바 ‘의료인 폭행방지법’의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대한여자치과의사회 정책위원회(위원장 심현구·이하 정책위)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약 1000여 명의 치과의사들을 대상으로 ‘진료실 폭행, 협박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위와 같은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

정책위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응답자 921명 중 674명(73.2%)이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폭행, 협박 등을 당했다고 응답했으며, 그 중 92.1%가 과거에 비해 정도가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이 중 62.9%는 훨씬 심해졌다고 답해 많은 수의 치과의사가 진료실 내 폭력, 폭언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는 남성 639명(69.4%), 여성 282명(30.6%)를 대상으로 했으며, 근무형태는 개원의가 861명(93.5%)으로 가장 많았다.

조사결과 폭력, 폭언이 주로 일어나는 장소로 진료실(39.4%)과 대기실(36.8%)이 가장 많았고, 기타장소를 답한 치의도 드물지만 6명(0.6%)이 있었다. 전화나 문자로 간접 폭력을 체험한 응답자도 33명(3.6%) 있었다.

이런 폭력의 이유로는 진료결과 불만(47.8%)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진료비 불만(20.2%)이 이었다. 불친절(16.3%), 대기시간 불만(11.3%)도 눈에 띄는 수치였다.

# 폭력 경험자 70% ‘심리적 불안’

폭행, 협박을 당한 이후 많은 치의들이 무기력 등 심리적 불안을 호소했다. 폭행이나 협박을 당한 경험이 있는 치과의사 중 73.3%(470명)가 ‘무기력 등 심리적 불안’을 호소했으며, 결근 등 생활에 직접적인 지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8%(51명) 가량 있었다.

이런 상황을 겪었을 경우 참거나 무시한다는 응답이 많아 ‘심리적 방치’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폭행 등에 대한 대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0.7%가 ‘경찰신고’라고 답했으며, ‘적극대응’이 22.2%, ‘참거나 무시한다’는 응답이 17.5%로 나왔다.

또 이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가장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되는 사람이나 기관에 대해 40.3%가 경찰서를 꼽았고, 그 뒤를 소속구(16.5%)와 치협 고충처리위원회(15.1%)를 꼽아 사법기관 다음으로 치협 조직에 손을 내미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지휘한 심현구 위원장은 “치과의사는 좁은 공간에서 적은 인원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폭력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의료인 폭행방지법이 통과돼 진료실 폭력으로부터 의료인이 보호되는 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겠지만, 그 전에 앞서 협회 차원의 ‘폭력방지 매뉴얼’ 등의 대처법을 완비하고 개원가에 지속적인 교육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