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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의학상, 치의학계도 가능할까?

‘치과’ 뛰어넘는 보편적용 가능한 연구 힘써야
기초 분야 등 젊은 인재 연구 풍토조성도 절실

최근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학 명예교수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의학계에서는 ‘우리는 100년을 더 기다려도 이런 소식을 듣지 못할 것’이라는 탄식이 쏟아졌다.

물리, 화학, 생리의학, 평화, 문학 등 노벨상 전 분야에서 2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다양한 기초연구 및 문화 저변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벅차다는 좌절감에서 비롯된 것. 그렇다고 넋 놓고 있기만 할 것인가? 치의학분야 연구로는 노벨상 수상이 불가능한 것인가? 치의학적 관점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한 점검사항을 짚어봤다.  

# 기다리면 때는 온다, 치과를 우선 던져버려야 

치의학분야 연구에서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는 ‘치과를 우선 던져버려야 한다’는 것이 기초분야 연구자들의 의견이다.

김각균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구강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치의학 분야 연구는 의학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경우가 적은데, 노벨상 수상이 가능한 연구업적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이고 보편적으로 의학 전반에 적용 가능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며 “치과라는 한정을 벗어나 분자생물학·줄기세포·유전공학 등 획기적인 분야의 독자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다른 학계에서 앞서가고 있는 연구를 치과에 응용하고 차용하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 김 교수는 치과계에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들 인력을 활용해 당장 치의학과는 연관성이 없어도 독자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연구과제에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에 이를 치과산업과 연계하는 것은 기업 또는 또 다른 연구자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실례로 치아재생과 같이 특수한 조직재생에 대한 연구는 치과분야는 물론 일반 뼈 재생 및 다른 재생의학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인류가 주목하는 연구결과가 될 수 있다”며 “이렇게 보편적이고 기초적인 연구에 천착하는 학자가 늘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연구분야에 젊은 학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동기부여와 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교수인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기초치의학 교수는 “좋은 연구인력을 잡기 위해서는 안정된 일자리와 연구비 지원이 필요하고, 연구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연구자들을 이끌고 지도할 수 있는 해당분야 세계적인 석학 확보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각 대학별로 특화된 연구 분야를 강화해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한편, 정부지원 하에 운영되는 기초치의학연구소의 설립·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울러 연구실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해당분야의 세계 다른 나라 연구자들과 지속적 교류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에 연구자들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좋은 연구성과를 내도 세계적으로 아는 학자들이 없으면 추천자가 중요한 세계적인 상 수상은 어렵다는 것이다.

한 원로 치의학자는 “아직 시기가 안됐을 뿐이지 우리에게도 의학, 과학 분야 노벨상을 수상하는 학자들은 반드시 나온다. 좋은 인재들이 연구 쪽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풍토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 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