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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 학생, 지망생 ‘입담 해방구’ 디씨갤

입시·치대생활에 대한 애환 가장 빈번
일반인 시각엔 “치의는 여전히 선망”

키보드좀 친다는 치과의사들이 알 만한 커뮤니티 사이트는 대표적으로 덴트포토가 꼽힌다.

그러나 다소 ‘마이너’ 하지만 디씨인사이드 내 치의학갤러리(이하 디씨갤)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덴트포토가 현직 치과의사, 그 중에서도 개원의, 봉직의가 중심이 된 ‘현실파’의 장이라면, 디씨갤은 현직(추정)을 포함해 치과대학·치전원생(추정), 입시 지망생(추정), 환자 등 치과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놀이터’다. 연령대는 디씨갤 쪽이 젊은 것으로 추정(?)된다.

덴트포토와 디씨갤을 동시에 이용한다는 A원장은 “덴트포토에서는 치과의사 커뮤니티 내부의 여론을 읽고, 디씨갤에서는 치과의사를 바라보는 외부의 이미지를 읽는다”면서 “물론 진료 중간중간의 짬을 이용해서…”라며 웃었다.

# 질서가 없는 ‘혼돈의 카오스’

여기는 질서와 계통이 없다. 치과 정책에서부터 치대생의 애환, 어려운 술식, 환자의 컴플레인, 컴플레인을 다시 되받는 충고까지 시쳇말로 ‘혼돈의 카오스’다.

가장 인기 있는 글들은 치대 입시와 관련된 글이다. 치대를 희망하는 입시생이나 재학생이 많을 거라고 추측하는 근거다. 가장 논쟁적인 글은 치대 커트라인과 관련된 글. 한 유저는 ‘치새(치과의사를 낮잡아 부르는 말)들아 이게 fact다’라는 글로, 한 치전원의 충원합격자가 9명에 이르는 사실을 꼬집으며, “OO의대보다 낮은 취급 받는 치전원, 현실을 직시”하라고 치과인에게 화살을 날린다. 밑에는 “세상이 돈이 다가 아니란 걸 새삼 느끼네”라는 쓸쓸한 댓글.

각 학교의 군기를 묻는 질문도 많다. “OO치대 군기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는 리얼한 후기가 달린다. “재학생입니다 군기 현실 알려드림”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한 유저는 치전원에 실제 다니는 학생이 아니고서는 힘든 생생함을 전달한다. 그는 “집합, 구타, 욕설 그런 막장은 21세기에 없다”며 “군기라는 게 윗 학번 성격에 따라 결정되는데, 니네 예과회장은 착하니 그런 걱정할 필요없다”고 일갈한다.

진로에 대한 묵직한 고민도 안줏거리다. 한 유저는 “너네 학교는 나가는 쪽(개원가)이냐 남는 쪽(수련)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전국에 있는 치대가 다 우리 학교 같으면 티오를 두 배로 늘려야 된다. 죄다 수련 받을 기세”라고 전한다. 댓글엔 호기와 신중론이 엇갈린다. 한 댓글은 “쫄보(배포가 작은 사람)는 남는 법. 나는 나간다”고 외치고, 다른 유저는 “우리 학교는 티오의 절반 안팎인데, 이제 전문의제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상황을 전한다.

당장 ‘국시’도 근심거리다. 한 유저는 “난 첨에는 내방병이 제일 힘들 줄 알았는데 좀 해보니까 임상도 꽤 어렵고 제일 어려운건 악성이랑 치재생물ㅠㅠ”이라고 울상을 짓는다. 

환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치의 인상비평’도 눈에 많이 띈다. 한 환자는 “신경치료 제대로 해주는 치과의사 존경스럽다”며 “공단에서 받는 돈까지 하면 한 번 할 때 한 5만원 받나? 힘든데 돈 안 되는 거 감수하는 게 멋지다”고 감격했다.

“치과 시술 중 제일 어려운 순서가 뭐야?”라는 순진무구한 질문에는 준엄한 가르침이 돌아온다. “입 안 벌어지고, 볼살 많은 진상 27번 엔도가 가장 힘들지”, “구강암 절제도 치과시술로 쳐 주나?”, “진상 환자 시술이 젤 어려움” 등의 소회가 달린다.

마이너한 게시판의 성격상 정책에 대한 논의는 드물지만, 간혹 치협에 대한 칭찬도 눈에 띈다. 한 유저는 “보톡스 필러, 레이저 합법에 요양기관 촉탁의제, 전문의제까지 치협에서 일을 잘 하는 거 같은데 치대 입결(입시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나?”라고 말했다. 개원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질문도 있다. “선배님들, 개원 성공하려면 가장 큰 요소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선배님(?)들은 “1.자리 2.자리 3.자리 4.될 놈/안 될 놈”이나 “자리, 실력, 소문, 원장외모(!)”등의 객쩍은 조언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