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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해외봉사 한창 “이럴 땐 이렇게”

사명감만 가지고 가면 낭패, 문화·금기·예법 등 숙지해야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해외로 진료봉사를 떠나는 치과의사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개원의, 교수, 치과대학생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무료 진료는 물론 생필품 전달과 생활봉사 등 다양한 나눔을 통해 지구촌 이웃들에게 삶의 가치와 희망을 공유하는 따뜻한 손길을 건네고 있다.

하지만 낯선 현지에서 오로지 봉사라는 사명감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장애물이나 현실적인 장벽도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와 구성원 간 협의가 필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조언이다.

캄보디아에서 봉사 진료를 하던 A 원장은 귀엽다며 어머니를 따라온 어린아이의 머리를 잠시 쓰다듬었다가 날선 시선을 받아야 했다. ‘어떠한 이유든 어린이 머리를 두드리는 행동을 삼가라’던 단장의 당부가 그제야 눈앞에 떠올랐다.

방글라데시에서 유사한 상황을 경험했다는 B 원장은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가난하지만 자존감이 높은 민족들이 많다”며 “현지 문화나 금기사항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 감사 인사나 안부 인사 등 최소한의 회화 정도는 익히고 와야 진료도 더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통관 과정서 치과장비 압류 등 ‘곤욕’

부피가 적지 않은 치과 의료기기의 특성상 세관 통과 역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공공연히 돈을 요구하기도 한다. 몇 해 전 몽골 진료에 나섰던 C 원장 일행은 통관 과정에서 대부분의 장비를 압류당하는 소란을 겪은데 이어 수도인 울란바토르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그나마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남아 있던 장비도 무용지물이 되면서 큰 낭패를 겪었다.

진료 일정을 짤 때도 유의해야 할 점이 많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하 KOFIH)이 펴낸 ‘해외 의료봉사 안내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우선 하루 진료 일정의 경우 반드시 ‘9 to 6’를 지킬 것을 권고한다.

아무리 바빠도 끼니와 휴식은 거르면 안 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의료봉사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에 비견될 만큼 ‘밸런스’가 중요한 과정이므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 ‘롱런’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십 수 년 간 해외 진료를 해 온 D 원장은 “돌아서면 눈에 밟힐 것 같은 환자가 많다보니 한명이라도 더 진료해야 한다는 생각에 초인적인 힘을 솟아나 끼니도 잊고 진료하다보면 내 자신 뿐 아니라 같이 봉사하는 사람들도 결국 소진되기 마련이니 마땅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소진되지 않고 건강한 진료봉사 ‘최우선’

현지 봉사 파트너가 없어 통역을 섭외할 때는 한국어를 공부한 일반학생보다는 의료봉사 통역 경험이 많거나 한국어 능력 시험을 통과한 현지인 등이 더 적합하고, 통역을 정한 다음에는 반드시 의료용어를 별도 교육해 오역으로 인한 오진이나 의료사고, 약화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현지 음식을 반드시 고집해야 할 필요 역시 없다. 현지 음식 문화에 대한 강박관념이나 집착이 오히려 진료 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반드시 일일평가회의를 가져야 한다는 것도 오랜 경험을 지닌 진료봉사 베테랑들이 추천하는 매뉴얼 중 하나다. 저녁 식사 후든 취침 전이든 반드시 당일 진료상황이나 특이사항 등을 단원 전체가 함께 체크해야 공지사항도 알릴 수 있고 의료진이 함께 현지상황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봉사 진료 일정이 가급적 1주일을 넘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가운데 하루 정도는 현지 문화체험 등을 하는 것도 지친 봉사단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다.

좀 더 자세한 조언이나 정보를 위해서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홈페이지(www.kofih.org)나 각 의료봉사 단체의 커뮤니티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