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치과 밤 기타의 생활
보통은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지만 나는 그쪽으로는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때문에 좌절 비슷한 걸 느끼려던 찰나에 ‘핑거스타일’을 만나게 되었다. 대신해서 노래도 불러주고 반주도 해주고 때로는 쿵작쿵작 리듬악기와 같은 역할까지 해주니 금상첨화였다. 보통 접하게 되는 잔잔한 곡이나 사람들이 많이 연주하는 곡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 화려한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들어가 있는 곡부터 무작정 시작하게 되었다. 그 곡을 연습할 때 손톱이 잘 맞지 않고 내려칠 때도 자꾸 엉뚱한 부분이 맞으면서 손에 상처가 나고 물집이 잡히고 아팠다. 덕분에 치과에서 알코올 솜을 다루게 되는 순간과, 환자를 보고 난 뒤에 글러브를 벗고 손을 씻는 순간은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었다. 그 고통은 표현하기 힘든 것 같다. 그럼에도 ‘고통스러움’보다는 ‘행복감’을 느꼈다. 소리가 아주 어설펐지만 조금씩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고 주변에 핑거스타일의 주법을 연주하는 여성 아마추어 연주자가 드물다는 것이 강한 메리트로 다가왔다. 가끔씩 점심시간에 치과에서 연습을 하고는 했는데 도중에 환자분들이 오시면 앞에 앉아서 구경하시고는 했는데 (김영란법이 생기기 훨씬 이전에)
- 강신은 치과위생사
- 2016-11-22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