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애 도시를 헤매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도시 한복판, 빽빽한 빌딩 사이에서 한숨을 쉬어본다. 두툼한 마스크 때문인지 무거운 마음 때문인지 더욱 답답하게 느껴진다. 5년 전 영등포에 개설되어 중증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치과진료를 하고 있는 스마일재단의 장애인치과센터 ‘더스마일치과’가 이전을 해야 한다. 감사하게도 한 장애인단체에서 무상으로 임대를 하였던 공간이었는데 슬프게도 갑작스럽게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개원을 준비하는 보통의 치과의사들이라면 지역 인구와 유동성, 홍보 효과 등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겠지만 나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장애인치과를 개설하기 위해 많은 고려사항이 있지만 그중 가장 난감한 것은 장애인 편의시설이다. 먼저 계단 혹은 턱을 지나야 진입이 되는 건물은 제외다.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전동휠체어가 진입하지 못하는 소형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는 건물도 탈락이다. 주차가 공간이 없고, 진입로가 좁아 휠체어가 지나가기 어려운 곳들도 곤란하다. 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지하철역에서 조금 멀더라도 도보가 가능해야 한다. 휠체어 장애인이 진입할 수 있는 구조와 규모를 가진 화장실을 가지고 있는 건물도 매우 드물다. 간혹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있는 건물도 현장
- 민여진 스마일재단 국장
- 2020-07-13 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