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자신의 선택만 책임질 수 있다면 다 괜찮다
원 영 스님대한불교조계종 교수아사리내 주위에는 결혼을 하지 않은 커리어여성들이 많은 편이다. 옛날 같으면 뭔가 문제가 있어서 결혼이 늦어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개가 각 분야에서 상당한 커리어를 지닌 여성들이어서 오히려 더 당당하고 멋있어 보인다.하루는 이 가운데 한 친구가 자기 친구라며 데리고 와서는 내게 상담요청을 했다. 자기 친구가 3년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는데, 현재 결혼 얘기까지 오가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너무 좋은 일이라며 얘기를 듣자마자 얼른 축하해 주었는데, 말하는 이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조심스레 귀를 기울이고 보니, 너무도 아픈 상처가 있었다. 내가 듣기에도 이성의 스킨십을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은 과거였다. 그녀는 여고시절 겪었던 한 사건이 자신의 인생을 망쳤다고 했다. 실제로 그 사건은 그녀의 성격, 대인관계, 사회생활 등 일상의 모든 것에 걸림돌이 되었으며, 지금도 인생의 반려자 앞에서 또 다시 높은 벽을 치고 있었다. 그런 아픈 경험이 없었더라면 훨씬 더 밝고 아름답게 살았을 텐데, 그 잔인했던 기억의 저편에서 그녀는 꿈쩍 않고 아파하고 있었다. 막상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한숨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