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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윤곽수술=양악수술’ 혼동에 구강외과 냉가슴

안면윤곽술, 양악수술과 엄연히 다른 개념
명칭 혼동해 환자들에 ‘위험한 수술’ 오도


윤곽수술과 양악수술(턱교정술)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안면윤곽은 기능성보다 심미성이 우선되는 술식인데 반해, 턱교정수술은 비대칭, 교합 등 기능성이 담보돼야 하는 고난도의 수술로 꼽힌다.

하지만 의료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중앙 언론에서 ‘윤곽수술’과 ‘양악수술’을 자주 혼동하는 탓에 턱교정수술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구강악안면외과가 유탄을 맞고 있다. ‘양악수술=매우 위험한 수술’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술의 수요가 대폭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종편 방송사 뉴스채널에서는 2년 전 성형외과에서 턱 부위의 수술을 받다 사망한 환자의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출혈 계속되는데 의사는 밖으로…양악수술 사망 CCTV’라는 표현을 제목에 사용했다. 뉴스의 리포트는 대략 이렇다.

“2년 전,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수술실입니다. 25살 취업준비생 모 씨가 ‘턱 뼈를 깎는 양악 수술’을 받습니다. 봉합을 끝낸 의사는 간호조무사에게 지혈을 맡기고 수술실을 나갑니다. 남겨진 조무사는 한 손으로 지혈을 하면서 다른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만집니다. 눈썹 화장을 고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고, 병원 측은 수술 뒤 5시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했습니다.”

해당 병원은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로, 2년 전 위 사망사고로 인해 집도의를 포함한 4명이 업무상 과실치사로 경찰에 입건,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기자가 직접 병원 측과 접촉한 결과 병원 측은 “우리는 양악수술(턱교정수술)을 하지 않으며 광대, 사각턱, 턱끝 등 윤곽수술만 하는 병원”이라고 밝혔다. 병원 홈페이지에도 이런 내용은 동일하게 나와 있다. 2년 전 상황은 현재와 다를 수 있다는 가정이 존재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뉴스 보도에 오류가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 5000건 중 사고 4건 ‘매우 안전한 수술’

안면윤곽술과 턱교정수술을 혼동해 잘못 쓴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황종민 대한양악수술학회 홍보이사가 지난 2016년 대한양악수술학회지에 게재한 ‘언론에 보도된 턱수술로 인한 사망사례에 관한 분석’ 제하의 분석 논문에서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안면윤곽술, 턱수술 등 중대 합병증을 다룬 기사 14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14건 중 안면윤곽술로 사고가 난 케이스가 10건, 양악수술로 인한 건이 4건으로 나타났는데 황 이사의 견해에 따르면 “기재된 케이스 14개 중 10개는 윤곽수술인데 양악수술로 잘못 표현된 건이 다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 언론사는 제목에 ‘안면윤곽수술 받던 30대女 사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후 본문에서는 “턱 수술을 받던 여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오도를 유발했으며, 한 방송사 역시 보도에서 ‘20대 여성 턱수술 받다 사망’이라는 제목을 쓰고, 본문에서 “턱 성형 수술을 받던 중 호흡 곤란 상태에 빠졌다”고 기술했다.

황종민 이사는 논문에서 “종종 안면윤곽수술로 인한 사고가 양악수술로 인한 사고로 잘못 보도되기도 하고, 대중들은 안면윤곽수술로 인한 사고도 양악수술로 인한 사고로 인식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턱 수술 후 사망사고가 생기면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양악수술 후 사망사고가 많이 생긴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황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매년 5000건 정도의 양악수술이 행해진다고 봤을 때, 16년 동안 보도된 양악수술 사망사고는 4건으로 극히 드문 수준”이라면서 “충분한 경험을 가진 술자가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추고 수술하면 사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양악수술은 안전한 수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