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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좋아하는 일, 잘 하는 일, 안 해도 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 하기 싫은 일

스펙트럼

우선순위라는 말은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최고 경영자가 하루에 무조건 세 가지에만 집중하라는 상담을 듣고 비싼 수업료를 냈다는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왜냐하면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이 다르며, 잘하는 일은 그것들과 또한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논어 옹야편에는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 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라는 말이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정말 자기 일을 즐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저는 항상 궁금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도 즐기면서 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지금도 통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재능보다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당연한 말이지만,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즐기는 일이 모두 같기는 쉽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잘 하는 일이고, 또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분입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인생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분주한 시대에 사는 우리는 실제로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조차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을 몇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생계를 위해, 관계를 위해, 자기 발전을 위해, 자기 만족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이라고 하면 생계를 위해서만 생각합니다. 물론 생계를 위한 일이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서 해야 할 일, 운동이나 공부, 책 읽기 등 자기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 그리고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쾌락을 위해서, 점잖게 이야기 하면 취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만족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워라밸 또한, 생계를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외의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더 세부적으로는 관계를 위한 일, 자기 발전을 위한 일, 그리고 자기 만족을 위한 일이 모두 균형을 잡을 때, 더욱 풍성한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논어로 돌아가서, 즐기는 일이 생계를 위한 일이 되었을 때, 여전히 그것을 즐길 수 있느냐는 또 하나의 고비가 됩니다. 즐기는 일을 먹고 살기 위해 하게 되었을 때,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오히려 그 일을 힘들어하고 멀어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로 그 일을 좋아했느냐는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과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이 일치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이상적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정답은 없습니다. 아니 어쩌면 정답이 있는 듯이 살아왔기 때문에 불행을 느끼는 것입니다. 물론 인생은 행복감만으로 둘러싸여 있을 수 없습니다. 인생은 사실 좋은 습관으로 둘러싸여 있어야 합니다. 행복감은 사라지기 마련이지만, 좋은 습관은 여든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결론으로 좋은 습관을 많이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좋은 습관을 많이 만드는 것이 바로 제가 없다고 했던 인생의 정답 같습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과 해야 할 일을 일치시키는 것은 어떨까요? 마찬가지로 제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격차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 또한 유의미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결론을 내고 싶은 것은 자신의 인생의 정답은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자신의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답안지로 나를 채점하는 것은 형편없는 일일 뿐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해야 할 일은 따로 있고, 해야 할 일은 하고 싶지 않으며,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괴리에 괴로워하고, 안 해도 될 일을 하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기웃거리게 되어 있습니다. 아… 제가 해야 할 일이 하기 싫어서 쓴 글은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