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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써요?”코로나19 치과 마스크 ‘신경전’

노 마스크, 턱스크…대기실·진료실 곳곳서 분쟁
일부 환자 올 때마다 “마스크 달라” 대놓고 ‘갑질’


코로나19의 산발적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치과 진료 현장에서 마스크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치과를 찾은 일부 환자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 여부를 놓고 다른 환자들 뿐 아니라 의료진과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코로나19 발생 이전과는 사뭇 다른 사회 분위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마스크를 하지 않거나 턱에 마스크를 걸고 있는 경우 원내 감염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치과 평판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마스크 의무 착용에 대한 단호한 인식과 내부 지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갑자기 치통을 호소하는 아이를 데리고 치과를 찾은 환자 A씨는 대기실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부모를 포함한 4명의 가족이 아무도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진료를 기다리는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A씨는 “면전에서 마스크를 하라는 말은 못하고 아이와 복도에 나와서 기다리다 진료를 받았는데 집에 돌아와서도 내내 찜찜했다”고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일부 맘 카페나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치과에서 마스크도 안 쓰더라”는 취지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소아치과를 방문했다는 한 환자는 유명 맘 카페 게시판에 “아이 엄마가 마스크도 안 쓰고 돌아다는데 스탭들도 뭐라고 안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교정치료를 받으러 치과를 방문한 또 다른 환자 역시 “어차피 치료할 때 비말이 다 튄다고 생각하는지 치과에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너무 많았다”며 “왜 한 시간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쓴 소리를 했다.


# 환자·의료진 위해 반드시 마스크 써야
하지만 이런 상황이 난감한 것은 치과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데스크에서 환자에게 주의를 주거나 착용을 당부해도 지키지 않는 환자들이 꼭 있다는 얘기다.


마스크 때문에 원내에서 언쟁이 있었다는 한 치과 스탭은 “아무리 마스크 착용을 당부해도 기다리면서 어느새 마스크를 벗거나 데스크에서 안 보이는 사각지대에서 벗는 분들이 있어 골치”라고 억울해 했다.


B 원장 역시 “마스크 계속 쓰고 있는 사람과 들어와서 벗어버리는 사람이 반반”이라며 “마스크를 쓰라고 하면 역정부터 내는 사람들도 많다”고 밝혔다.


오히려 치과에 와서 ‘마스크 갑질’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현장의 하소연이다. 진료 올 때마다 마스크를 챙기다가 심지어는 예약이 아닌 날에도 와서 마스크 없느냐고 요구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마스크 제공 요구를 받았다는 한 치과 관계자는 “저희도 재고가 없어서 못 드린다고 하면 본인이 여기서 치료를 얼마나 많이 받고 돈을 내는데 마스크 몇 장을 못 주느냐고 대놓고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밖에도 “보험 틀니 환자인데 갑자기 마스크 달라고 하길래 없다고 하니까 치과를 옮긴다고 하더라”, “직원 본인이 쓸 마스크라도 달라고 했다” 등 최근의 ‘갑질 사례’들은 차고도 넘친다.


# 마스크 착용, 치과 평판에도 ‘결정타’
문제는 치과 의료진에 대한 지적들도 섞여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치과의 데스크 상담 직원은 물론 진료하는 원장이나 스탭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식의 목격담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한 치과 방문자는 “얼굴에 구멍포를 덮은 다음 입을 벌리는데 스탭의 입김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며 “당장 일어나서 마스크를 쓰라고 요구해서 해당 스탭이 착용하긴 했는데 기분이 여간 나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환자도 “치과 데스크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진료하는 스탭도 입만 간신히 가리고 있었다”며 황당해 했다.


치과 감염관리 전문가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차 감염에 대한 환자들의 눈높이가 크게 올라간 만큼 의료진부터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감염 예방 지침을 준수하는 건 필수 사항”이라며 아울러 “마스크 착용 등 감염 지침을 잘 지키지 않는 치과, 감염관리가 되지 않는 치과로 낙인찍힐 경우 평판이 크게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직원 교육과 환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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