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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피엔딩

스펙트럼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고 한 찰리 채플린의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으로 보는 타인의 인생은 부족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깊게 교제하면서 슬픔이나 고난을 느낄 수 없었다면 그것은 피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후로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라는 동화의 끝을 보며, 그렇게 되기만을 바라왔던 것 같습니다. 대학을 가면, 졸업을 하면, 수련을 마치면, 결혼을 하면, 집을 사면, 개원을 하면, 군대를 마치면,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 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무엇을 넣어도 그다음이 있기 마련인 거 같습니다.


결론은 참 재미없게도 현재를 즐기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걸 누가 몰라서 안 할까요? 안다고 할 수 있나요? 그래서 어려운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해피엔딩을 준비한다고 해서 그렇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재미없는 결론으로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고요.


인생이 기나긴 연극이라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은 무엇일까요? 쪽대본을 받아서는 그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엔딩이 다 되어서야, 이런이런 역할을 했었구나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한다면, 나는 이런 역할을 맡고 싶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지우고 싶은 순간들도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고,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여러 번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때로 돌아간다고 그때의 나에게 설득을 할 자신조차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후회한다고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비슷한 실수를 하게 된다면 마음은 더 어렵습니다. 그것이 결정의 실수가 아니라 무언가를 준비하지 않아서 맞이하게 된 결과라면 후회보다는 자괴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존경받아야 마땅한 분들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어찌어찌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는 말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오신 분들도 있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해야 할 일들을 하시고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하지 않으신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한 분들이야 겸손한 태도가 몸에 배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평생을 봉사로 살아오신 분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는 말들인 것 같습니다.


인생의 목표가 해피엔딩일 필요도 없고, 엔딩이 해피하다고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하루의 엔딩이 행복하다면 그 인생은 정말 멋진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안에 슬픔이나 고난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지나는 동안에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하루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