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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교육시대…치대 AI 감독관이 뜬다

태블릿PC 원격 시험서 부정행위 방지 기술
비디오 컨퍼런스 장치, 무작위 출제 방식도 결합
서울치대 학생 32% “AI 감독관 효과 있어”


서울의 한 치과대학 중간고사 시험 시간, 한 학생이 시험 중 고개를 돌리자 “Do not turn your head”라는 경고와 함께 알람이 요란하게 울린다. 시험감독관이 모니터링 중 제때 노련함을 발휘한 까닭일까? 아니다. 경고음을 낸 이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AI) 감독관이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일상이 보편화 되면서 삶의 전반이 변화하는 가운데 치과대학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교육실 연구팀(설양조·임정준·이지현·김진영·박신영 교수)은 NSdevil사의 기술 지원으로 AI 시험감독관을 도입하는 등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발 빠른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


이 ‘AI 감독관’은 치의학교육 관련 국제 학술지 ‘Journal of Dental Education’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인정받아 최근 논문으로도 발표됐다.


AI 감독관의 요체는 학생의 얼굴을 하나로 좌표로 인식해 변화를 감지하는 데에 있다. 우선 태블릿PC로 원격 시험을 치르는 상황에서, 학생은 태블릿PC 카메라에 얼굴 정면이 모두 들어가도록 한다. 그러면 태블릿PC에 탑재된 AI 감독관이, 학생의 두 눈과 코, 두 귀를 좌표로 변환해 추적한다. 혹 학생이 시험 중에 고개를 돌리는 등 부정행위 의심 행동을 하면 좌표의 변화가 감지돼 AI 감독관이 경고문과 알림을 내는 원리다.


본격적인 사후 평가는 시험이 종료된 후 이뤄지는데, 가령 시험을 치른 모든 학생의 평균값과 비교해 특정 학생의 좌표 변화가 유독 많았다면 부정행위 의심자로 지목하게 된다.


실제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학생 86명이 AI 감독관의 감독하에 원격 시험을 치르기도 했는데, 학생의 32%가 “AI 감독관이 부정행위 방지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특히 AI 감독관은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도 갖췄다. 비디오 영상 기록을 따로 남기지 않고, 오직 학생의 눈, 코, 귀를 좌표로만 인식하기에 가능한 점이다.


아울러 연구팀은 AI 감독관에 그치지 않고, ZOOM 등 별도의 비디오 컨퍼런스 장치를 학생의 측면에 배치하거나, 시험 문제를 무작위로 배열함으로써 부정행위 방지 효과를 더욱 높였다.


연구팀은 시험 부정행위 적발보다는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효과에 의의를 뒀다. 학생 의견에서도 “원격 시험 부정행위와 관련해 다수의 학생이 본의 아니게 의심받는 상황을 막아줘서 좋다”는 반응이 많았다.


연구팀은 “치의학교육은 예비 의료인을 양성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를 유발하는 상황을 철저하게 막아야 하며, 시험 부정행위에 취약할 수 있는 단순 기억력 평가보다는 창의적·비판적 사고 평가 방식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 시대에도 치의학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비대면 강의 및 평가를 위한 기술 지원에 힘쓰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