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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sty

Relay Essay 제2475번째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커피를 들고 창밖을 내다보며 Billy Joel이 부른 ‘Honesty’라는 노래를 듣다보니 여러 가지 상념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중학교 때 ‘Honesty is the best policy!’라는 영어 속담을 배웠을 때 선진국인 미국 사람들은 다 정직한 것으로 알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미국인이라서 더 정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 사회가 정직을 덕목으로 삼고 있는 분위기는 살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본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思いやり(omoiyari)’를 몸에 배이게 하는 게 교육목표라서 대체로 나대지 않고 조용하다. 한국에 비해 고소, 고발사건도 드물다.

 

몇 해 전 신문에 게재된 신간안내의 내용을 보니 그 해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이 1400명으로 일본의 172배, 인구수를 감안하면 430배이고, 무고건수는 500배로 1인당으로 환산하면 1250배나 된다고 해서 적잖이 놀랐다. 일본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어 일본보다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그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은 거짓말을 잘 하는 나라로 알려지게 되었다.

 

같은 해 자동차보험, 생명보험, 손해보험, 의료보험 등의 보험사기 총액이 4조 5000억원이나 되는데 이는 미국의 100가 넘는 수치라고 한다.


‘정직하게 남을 배려하라!’고 배웠건만 언제부터인가 한국은 권모술수가 횡행하고 ‘속는 놈이 병신 취급’을 받고 정의가 사라진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거짓 세계를 상정해 놓고 거기에 맞게 행동해야 처신을 잘 한다는 칭찬도 받고 존경도 받는다.

 

물론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지만 설사 진실이라도 상대가 곤경에 처할 것이 확실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가슴에 담고 무덤까지 안고 가야 하는 상황도 있는 법이다. 정직이 존경 받으려면 세상 분위기가 먼저 그렇게  만들어져야 하는데 불법이 판을 치는 세상이니 시쳇말로 정직은 개가 가지고 노는 개뼈다귀에 지나지 않으니 정직하라고 가르치기도 힘든 세상이다.

 

살아보니 일관되게 정직한 삶을 견지하는 건 어렵지만 그렇게 사는 게 제일 편하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되는 것처럼 거짓을 일삼다 보면 거짓이 진실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의도적으로 계산된 거짓된 행동은 젊어서는 머리회전이 빠른 시기라 들키지 않고 그런대로 효험이 있지만 나이 들어 기억력이 떨어져 거짓된 행동을 기억 못하게 되면 인생 말년에 쪽은 쪽대로 팔리고 인생 거덜 나기도 한다. 가능한 거짓된 언행을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살다보니 쪼잔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일말의 후회도 없다.

 

나라가 걱정이다!  선거 때가 되면 후보자들이 자기만이 가진 정책을 가지고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상대방이 과거에 저지른 거짓을 들춰내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대개는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돈, 여자 문제가 주요한 타겟이다. 또한 밑도 끝도 없고, 출처도 알 수 없는 유언비어들이 나돈다.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의 탓으로 돌리는 대중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선동하는 위정자들이 국가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가를 이끌고 갈 새로운 지도자를 제대로 뽑아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