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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삼성 그리고 K-치과

Relay Essay 제2557번째

치과대학생 때 교수님으로부터 말로만 듣던 독일의 IDS(International Dental Show)를 다녀왔다. 2박3일을 돌아다녀도 다 못 본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 나의 신발은 닳아서 버리게 되었고, 몇 번은 미로 같은 전시장에서 길을 잃고 말아버렸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치과 관련된 업체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각 업체들이 뽐내는 신선한 기술력과 신제품들로 앞으로 치과계가 흘러갈 방향성을 조금이라도 읽어볼 수 있는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IDS의 부스마다 주는 독일 생맥주부터,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로봇, 그리고 각종 신제품들이 등장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 사람이었다. 치과계의 올림픽이라 불릴만한 IDS에서 독보적으로 드러난 한국의 위상은 정말 대단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한국 업체들이 IDS를 빛내주고 있었으며 대단한 한국 치과의사분들은 본인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었다. 심지어 외국 회사의 부스에는 한국인 직원들이 팀을 리드하고 있었고 놀랍게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는 한국 삼겹살집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

 

한국인들은 왜 이리 치과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일까? 젓가락 민족이라? 근면 성실해서? 또는 질긴 김치를 씹고 뜯고 맛보기 때문일까? 이유는 너무 많아서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인들은 치과에 강하고 K-치과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에서 16강만 올라도 좋아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치과계 잔치에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을 보기만 해도 일명 ‘국뽕’에 취하게 된다.

 

두유 노우 K-치과? 한국의 임플란트, 디지털 구강스캐너, 교정, 치과 재료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고 그 점유율은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훌륭한 치과의사분들은 세계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고, 해외에서 한국의 치의학을 배우기 위해서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에는 과장을 아주 조금 덧붙이면 BTS, 삼성 그리고 다음이 한국의 치과계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 대한민국 치과도 더욱 세계를 향해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대한민국에게 주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기회다. 기술의 발전으로 넷플릭스가 나오면서 DVD 영화는 사라지고 새로운 형태의 컨텐츠 시장이 등장했다. 전통적인 로컬 시장에 국한된 문화시장이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로 치과계 역시 그 어떤 시장보다 빠르게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다. 디지털화를 통해서 지역과 국경의 장벽이 무력화되면서 경쟁력 있고 뛰어난 대한민국 치과는 세계적인 시장에서 리더로서 더 많은 치과인을 넘어 전 세계의 환자들에게 그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다닐 때,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본다면 ‘더 빠른 말’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만일 빠른 말에만 집중했다면 우리는 아직도 빠른 마차를 타고 다니고 있었을 수도 있다. 포드는 그 당시에 자동차를 대량생산 하였고 지금 자동차는 우리 삶에서 없으면 안 되는 필수품이 되었다. 이처럼 열린 사고와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도전은 새로운 치과 시장의 문을 열어주고, 우리가 접근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치과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 확신한다.

 

디지털과 기술을 통해 우리는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고, 그 무엇도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치과를 통해서도 우리나라를 대변하는 외교관이 될 수 있고,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가 될 수 있고, 전 세계인들에게 미소를 선물하는 케이팝스타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기회가 왔다는 것이고, 서로 손을 모으면 대한민국 치과계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 치과 하면 한국 그리고 한국 하면 치과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멀지 않은 미래를, 대한민국 치과의사로서 한번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