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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십

스펙트럼

“1”이냐 “10”이냐 가지고 두 사람이 논쟁을 합니다. “1”이 아무리 진리라고 하더라도, 현대사회에서는 “1”만 고집하는 사람을 꼰대라고 합니다. 적어도 “2”나 “3” 정도에서 타협을 보아야 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이러한 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의사의 과실은 없지만, 환자에게 보상은 해야겠지 않냐는 말보다는 어이없지 않을 것입니다.

 

꼰대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은어로 “늙은이”, “선생님”, “아버지” 등을 뜻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으로, 2019년 9월 23일 BBC 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소개된 바가 있는데,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 풀이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꼰대의 어원은 두 가지 설이 있는데,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가 어원이라는 주장과, 프랑스어 “콩테”가 어원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이라는 의미에서 “꼰데기”라고 부르다가 “꼰대”가 되었다는 설명과, 프랑스어로 백작이라는 뜻의 “콩테”의 일본식 발음으로 일제 강점시 당시 이완용 등 친일파들은 백작, 자작과 같은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스스로를 “콩테”라고 불렀는데, 이를 비웃는 사람들이 일본식 발음으로 “꼰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민주화 시대에 어쩔 수 없는 병폐라기엔 너무나도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진리를 주장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라 “진리는 없다.”고 말하고 단지 상대성만 주장할 수 있다고 진정으로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자녀들에게 교육해주어야 하는 진리조차도 “꼰대”소리 들을까봐 가르쳐주지 못하는 현 세태가 걱정스럽습니다. 고대 벽화에도 세대차이에 대해서 한탄하는 내용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하기도 어렵게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흑백논리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없다고 해서 회색논리가 답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모” 아니면 “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개”, “걸”, “윷”이 없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라는 생물학적인 성별이 있는데, 이것을 본인이 규정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진리”는 없고 모든 것이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사상은 예술적으로 있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혼란만 가져올 것입니다.

 

정답이 없는 것도 많습니다. 내일 점심 메뉴에도 정답이 없고, 자녀들의 교육 문제에도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답이 있는 것도 있습니다. 문제가 될만한 사랑니를 빼야 한다는 것도 정답이고, 내일 해가 동쪽에서 뜰 것이라는 것도 정답입니다. 과학적인 이슈가 아니더라도 꼭 정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치야 타협을 해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정답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에는 정답이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지켜야할 도덕, 사랑, 평화라는 보편 타당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꼰대로 살아가기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도 자신은 항상 옳고 다른 사람은 늘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유연한 사고를 멈추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틀렸다”와 “다르다”의 구별에 날이 선 적이 있습니다. 국민학교 때 “살색”이라고 불렸던 크레파스는 더 이상 그렇게 불리지 않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이민이 하나의 이슈가 될 것이기 때문에 “살색”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틀렸다”와 “다르다”는 정확하게 써야지 “틀렸다” 말은 틀렸고, “다르다”라고만 써야 한다면 그거야 말로 정말 틀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정말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으로 “진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원 불멸한 “진리”가 없다고 생각하실지언정, 인간이 지켜야할 도덕, 사랑, 평화라는 보편 타당한 가치를 부정할 수 있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그 형식과 행태는 조금씩 변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현대인들이 이러한 가치보다 물질적인 가치를 우위로 둘 것 같긴 합니다. 그렇다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가치에 대해서 가치있게 생각할 것이라 장담합니다. 그게 인간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