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끓여 낸 찌개는 맛있다.
다른 반찬도 필요 없고,
끓여내는 솜씨도 상관이 없다.
재료가 각기 따로 씹혀도 맛이 좋다.
타고난 절대 똥손만 아니라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
한나절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데워진 찌개,
숨이 죽어 맛이 섞인 그릇에는
처음처럼 숟가락을 가져가기 망설여진다.
맛없다고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 음식이다.
물과 다른 식재료를 조금 더 넣고 끓여본다.
처음의 향긋함으로 가득 채워지진 않았지만,
걸쭉함 속에 작은 변화가 맛을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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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처음 시작할 때 평균 이상이 대부분이다.
기대와 호기심이라는 양념이 두근거림을 일으키고,
열정은 풍미를 더한다.
시간이 흘러,
익숙함과 일상적임이 눌어붙어 맛을 잃어가는 냄비에는
원숙함과 전문적임을 조금 담아보자.
처음 시작보다야 못하겠지만,
받아들임에 주저함이 덜어질 것이고
이해함에 좀 더 쉽게 도달할 것이다.
추가로 그리움 한 수저와 추억 반 그램 투여는
서로간의 거리를 좁힐 달달함을 더해주는 팁이다.
한진규
치협 공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