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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환 교수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수상

전신마비 불구 취약 계층 예방치의학 실천 앞장
세계 최초 중증 장애인 치과의사로서 활동 활발

 

대우재단이 수여하는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에 이규환 교수(분당서울대병원)가 선정됐다.

 

대우재단은 지난 9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故 김우중 대우 회장의 출연으로 설립된 대우재단이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지난 2021년 제정했다. 인술을 베풀고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한국의 슈바이처와 나이팅게일을 발굴 및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선정 대상은 의료인 및 보건의료인 개인 또는 단체다. 의료인상, 의료봉사상, 공로상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수상자를 가린다. 수상자는 의료계 유관 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치협에서는 황혜경 부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치과계에서는 오동찬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1회), 송파구 방이복지관 이웃사랑치과봉사회(2회, 의료봉사상)가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의료인상을 수상한 이규환 교수는 치과대학 본과 3학년 재학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중증 장애를 안게 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학업을 마친 뒤, 세계 최초의 중증 장애인 치과의사로서 활동 중이다.

 

이 밖에도 이날 시상식에서는 정향자 통영시 추봉보건진료소장이 의료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의료봉사상에는 유명선 대한방사선사협회 방사선사, 정윤석 교수(아주대 내분비대사과), 이우석 경상북도의사회 회장, 대한여한의사회, 무주군보건의료원이 선정됐다. 또 공로상은 곽병찬 전 완도대우병원장이 수상했다.

 

김선협 대우재단 이사장은 “선친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주는 훌륭한 보건의료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사회의 꼭 필요한 분야에서 한 평생 땀과 열정을 쏟은 노고에 이 상이 작게나마 위안과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인터뷰- 이규환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어제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치과의사가 못 되더라도, 되려는 노력은 해보고 죽자는 결심으로 노력하며 살다 보니,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주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생 죽을 때까지, 어제보다 조금만 더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제3회 김우중 의료인상에 선정된 이규환 교수는 전신마비에도 불구하고 의료취약계층을 위해 진료 봉사를 펼쳐왔다. 그는 지난 2008년 용인시 기흥 장애인복지관을 시작으로 경기도 및 대전 지역 8개 복지기관을 찾아, 장애인 구강건강 상담 및 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치과클리닉 교수로서 지난 15년간 진료뿐 아니라 연구‧학술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써 의료취약계층의 구강건강 증진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진 환자들이 진료를 거부키도 했다. 하지만 그는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겠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제자리를 지켰다.

 

이 교수는 “제가 몸이 불편하고 느리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꼼꼼하고 안전하게 진료한다고 진료 중 항상 환자들께 말한다”며 “예전에는 의료란 최고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해드리고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봉사란 내게 복을 받는 행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봉사하고 나누다 보니, 스스로 행복해지고 삶에 감사하게 됐다”며 “중증 장애인으로서 살다 보니 비로소 어려운 분들이 보이게 됐다. 뜻밖의 수상에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앞으로도 오늘보다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