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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했는데 환자가 늘지 않는 이유

개원 12년차의 ‘경영열전’-수요의 가격 탄력성(Price Elasticity of Demand)❻



 

클리닉 손자병법


이정우

·인천 UIC시카고치과병원 대표원장
·치협 경영정책위원

 

개원 12년차의 ‘경영열전’

수요의 가격 탄력성(Price Elasticity of Demand)❻
싸게 했는데 환자가 늘지 않는 이유


이정우 UIC시카고치과병원장이 다년간 쌓아온 병원경영 노하우와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치과경영 비법을 16회에 걸쳐 공개합니다. <편집자주>

  

지난 글로 진료비 인하폭을 결정하는 것이 주먹구구식이었다는 것을 느끼셨나요? 단순히 직접 비용만 고려하여 수가 인하를 결정하는 것은 큰 오류를 만들어냅니다. 간접비용을 포함한 생산 원가는 원장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상당히 높거든요. 그 상황에서 인하폭을 대범하게 내려버린 후 그래도 환자가 적당히만 늘어나면 이익이라고 보통 생각하고 있지요.


치료비를 내리는 것은 원장님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가격 정책입니다. 하지만 수요에 대한 예측을 정확히 하지 못한 채 가격만 대폭 내리면 원치 않던 결과를 초래합니다. 예를 들어 레진치료를 건당 10만원씩 주당 평균 10개 정도 시술해 왔다고 합시다(100만원/주). 이 상황에서 치료비를 8만원으로 내린다면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당 13개 이상 시술을 해야 합니다(8X13=104만원/주). 즉, 지금보다 3케이스 이상 늘어나지 않으면 치료비를 내린 것이 오히려 손해를 초래하는 결정인 셈이지요.


우리는 흔히 치료비가 낮아지면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왜 일까요? 그것을 설명하는 것이 가격 탄력성(price elasticity)입니다.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수요가 많이 늘어나면 가격에 탄력적인 수요라고 하고, 가격이 낮아져도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 가격에 탄력적이지 않은 수요라고 말합니다.


가격 탄력성은 판매하려는 상품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품 가방을 25% 할인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겠다고 할 겁니다. 탄력적이지요. 하지만 침대를 25% 할인한다고 해서 침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습니다. 비탄력적이란 것이지요. 이것은 명품 가방과 침대가 ‘소비재’인가 ‘내구재’인가 등의 상품 특성이 달라서 생기는 결과의 차이입니다. 우리의 주 관심사인 치과 치료는 어떨까요?


일반적인 치과치료는 가격에 탄력적인 수요를 보이지 않습니다. 치료비를 내린다고 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보통 환자들은 ‘아파야 치과를 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프지는 않지만 치료비를 내렸다니 치료하자’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임플란트가 100만원 하던 것이 80만원 한다니 이 기회에 치아를 빼서 임플란트를 합시다’라고 찾아오실까요? 환자는 잠시 동안은 늘어난 듯이 보입니다만 어차피 비싸도 하려던 환자에게 우리가 스스로 먼저 싸게 제공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셈인거죠.


수요가 늘지 않을 상황에서 치료비만 인하하는 것은 수익성의 악화를 가속화시킵니다. 원장님도 느끼고 계시다시피 매년 인건비, 관리비, 임대료, 재료비 등의 비용은 계속 증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료비가 인상되기는커녕 오히려 인하되고 있다면 그것은 원치 않던 순수익의 감소를 초래하게 됩니다. 매년 예전보다 더 많이 일하고 많이 버는 것 같기는 한데 집에 가져가는 수익은 줄었다고 느끼고 계시지 않나요? 그건 바로 앞서 말씀드린 저가정책과 그에 따라 대폭 늘지 않은 환자수가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입니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실제 고민은 인근에 덤핑치과가 있으니 혼자 많이 받을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경영 전략’을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STP 전략에 따라 수익성 낮고 경쟁이 심한 그 시장을 벗어나서 더 나은 다른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고 우리 병원을 어떠한 이미지(포지셔닝)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결심이죠. 이런 경영 전략이 없이 당장 병원을 운영은 해야 하니 덤핑치과와 경쟁하고 있는 셈인데, 절대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겠지요. 앞으로 계속 글을 통해 경영 전략을 만들 방법을 알려 드릴테니 혼자서만 고민하지 마시고 궁금하신 것은 저(dentmast@gmail.com)와 함께 상의해 주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