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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Essay 제1878번째] 대마도 역사탐방을 다녀오다

Relay Essay
제1878번째

 

대마도 역사탐방을 다녀오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원 시절 보철학 지도교수이셨던 서호 김영수 교수님을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36년 전인 내가 예과 2학년 때, 사진 동아리 모임인 ‘포토미아’에 가입하고, 당시 포토미아 클럽의 지도교수이셨던 교수님과 하계 진료봉사를 함께 떠났던 때다.


그때 선배님들로부터 교수님이 총의치학의 대가이시라는 말을 들었고, 훗날 알게 되었지만 그 말은 사실이었다. 물론 현재는 전공을 바꿔(?) 임플랜트의 대가이시지만 말이다.


이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는지는 모르나 그 뒤 나는 보철과 수련과정을 거쳐 대학원에 진학할 때 총의치학을 전공으로 택했고, 김영수 교수님은 나의 스승님이 되셨다.


이번에 나는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여행을 하게 되었다.  교수님께서 전적으로 모든 여행 일정을 준비하시고 제자들을 불러 모아 대마도 역사 탐방을 다녀오게 된 것이다. 물론 여행비도 일체를 교수님께서 지원하셨다.


교수님께서는 몇 년 전 말씀하실 때 퇴임 후에는 제자들과 함께 여행을 한 번 가야겠다고 늘 말씀하셨는데, 그것을 이번에 실천하신 것 같다.


우리는 2013년 10월 11일 새벽 5시 30분 서울역에서 KTX 열차를 타고, 부산역에 8시 18분에 도착하여 부산국제여객선 터미널까지 버스로 12분 만에 이동하고, 출국 수속을 마친 뒤 9시 정시에 출발하는 코비(Kobee) 쾌속선에 승선하여 대마도로 향했다. 대마도의 북쪽 항구인 히타카츠 항구에 도착한 것은 1시간 10분 뒤인 10시 10분.


일본의 입국 절차는 비교적 간단했고, 먼 것 같았던 일본이 이렇게 가까운데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도착 후 처음 방문한 곳은 한국전망소였고, 우리는 이곳에서 대망의 대마도 역사 탐방 2일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한 때 우리나라의 지배를 받았던 대마도 땅에 태극기를 묻는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한 뒤에 대마도 곳곳에 있는 우리나라와 연관된 역사적 장소들을 찾아 다녔다. 그 장소들 중 인상에 남는 곳들은 신라충신 박제상공 순국비, 이예 선생 공적비, 대마도 중간에 운하를 파서 러일전쟁을 일본의 승리로 이끈 중요한 장소인 만관교 (이로 인해 조선이 일본에 예속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구한말 대유학자이며 구국항일투쟁의 상징인 최익현 선생과 관련된 수선사, 구한말 조선 왕조가 몰락할 때 비운의 생을 살았던 덕혜옹주의 결혼봉축기념비 등이 있다.


2일간의 역사 탐방은 시간으로는 짧은 시간이지만, 그 여정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 역사를 거슬러 올라 대마도와 관련된 과거의 우리 조상들의 행적을 살펴본 것 같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 여행을 스승님과 함께 하면서 처음에는 도대체 치과대학원 시절의 지도교수께서 왜 이런 여행을 주관하시는지 그것이 매우 의아했다. 그러나 장소들을 옮겨 다니면서 교수님으로부터 그 곳의 역사적 의의를 들어서 내용을 알게 되자 비로소 스승님의 의도하시는 바를 알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스승님은 우리에게 역사란 무엇이고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 어떠한 역사의식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셨다.


스승은 먼저 앞서 가는 사람이고, 스승은 후학들에게 스승의 깨달음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아주 간단한 정의를 몸소 행동으로 보여주신 감명 깊은 여행이었다.


김동원
김동원치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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