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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과 참여의 관계

월요시론

11월은 치과의사에게는 세금을 중간 예납하는 달이다. 한꺼번에 많은 세금을 납부할 수 없기 때문에 분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카드 할부도 된다.

월말과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회분위기는 더욱 더 어수선하기만 하다. 세금을 결정하고 심사하며 국정을 이끌어 가야할 여당은 독주하고, 견제해야할 야당은 무기력하니 정치에 대한 불신은 깊어가고 국회는 외면당하고 있다. 우리들이 피 땀 흘려낸 세금이 정치인들에 의해서 집행되기 때문에 정치를 포기해서도 안 되고 관심의 끈을 놓아서도 안 된다. 정치가 나서서 민생을 살피고 신음하는 국민들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모인자리에서 정치와 종교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자리분위기를 위해서도 좋고, 공중파 뉴스들도 정치보도는 비중이 없는 뉴스로 다룸으로써 애써 모른 척 하는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일상화 되어 지금은 정치얘기를 꺼낸 사람들을 왠지 이상한 사람으로 쳐다보는 사회가 되어간다.

정치라는 것이 원래 지지층을 빼앗아 오는 게임이라고들 하는데 생각자체를 하지 않는 무관심한 이들을 설득할 수 없으니 답답하다.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이길 재간이 없다.

초등학교 때 암기를 강요당했던 국민교육헌장에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나온다. 모든 수업시간에 어린 2학년 초등학생들에게 웅변대회도 시켜가면서 세뇌를 당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우리의 민주화가, 그리고 21세기의 시대정신이 우리에게 가르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정부가 존재해야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이 시민이라는 말로 바뀌고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로 바뀌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행복과 삶의 질을 가꾸어가는 것이야말로 정치와 국가의 존립목적이라는 깨달음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철 지나고 시대착오적인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 국가가 원하는 ‘올바른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비판이야 너무 많이 이야기 되었지만,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획일화된 사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북한은 개인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유일사상과 주체사상을 주입해서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나라이다. 우리 국민들도 과거에 독재나 학살을 했던 대통령을 경험했지만 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중요시 하고 이를 발휘할 수 있는 교육덕택으로 이렇게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서울시에서는 저소득층의 미취업자 중 구직의지가 있는 청년 3000명에게 엄정한 심사를 거쳐 교육비와 교통비, 식비 등 최소 수준의 활동 보조비용 명목으로 6개월간 90여억원을 준다고 한다. 이런 청년수당 지급정책이 포퓰리즘이라고들 하지만 4대강 사업에 22조원이 투입된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다.

내년부터는 보건소에서 시행해왔던 노인틀니사업도 없어진다고 하는데 우리가 피땀 흘려내는 세금이 복지를 위하여 잘 쓰여졌으면 하고, 허투루 사용되지는 않는 지 감시의 눈초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최근 2030들이 표현하는 “헬조선”에 이어 부모재산에 따라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금∙은∙동∙흙수저로 결정된다는 “수저계급론”이 청소년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모의 도움 없이는 자립하기 어려운데다가 가난이 대물림 되는 사회라는 열패감이 깔려있다.

우리 젊은이들에게 수저계급사회라는 절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대통령, 정치인들이 세금을 사용할 때 공정한 규칙을 바탕으로 균등한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정책으로 국가 예산을 집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현대 정치사에 큰 획을 그었던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서 화제다. 최근 서거하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선거참여로 군정종식을 외쳤던 분이시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을 주장하시면서 참여 민주주의를 역설하신 분이시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필요한 것은 ‘참여’이다. 토론의 참여, 의사표현의 참여, 정책 제안의 참여, 선거참여 등 참여만이 민주주의 틀 안에서 우리가 가진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다고 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세금집행을 위하여 꼭 필요한 우리의 덕목, 그것은 바로 “참여”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정우 한정우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