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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노학자가 독일 간 이유는?

Relay Essay 제2080번째

대학을 떠난 지 15년이 됐어도 국제학술대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이렇게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이유는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 대학의 사정으로 여러 학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어서 참관기를 통해서나마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프랑크푸르트에서 도시간급행열차(ICE)로 1시간 10분 거리에 있는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제110회 독일해부학회 총회 및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귀국길에는 프랑크푸르트 막스프랑크 뇌연구소를 방문, 옛 동료 학자들을 만나 교류하는 한편 최신 연구경향과 시설들을 파악하고 돌아왔다.

약 700여명이 등록했는데 학술대회의 공용어는 세계화 추세에 따라 영어였다. 이번에 열린 독일해부학회 학술대회는 미국, 영국, 한국 등 19개국에서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해부학은 영상이다), 다양한 주제의 구연발표(242연제), 포스터전시(188연제), 해부표본 및 기자재 전시가 진행됐다. 치의학 분야는 3연제(교정학-치아이동, 임상을 위한 위 입술동맥 및 아랫입술동맥의 분포양상, 치아줄기세포)였다.

발표논문의 분야는 교육방법, 육안해부학, 임상해부학, 실험형태학, 신경해부학, 신경생물학, 신경면역학, 신경재생 및 신경변성, 세포생물학, 발생생물학, 말초신경계통, 중추신경계통 등이었다.

사실 독일해부학회 학술대회는 국가단위의 학술대회가 아니라 가히 국제학술대회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오스트리아와 벨기에는 해부학회가 따로 없어 매년 독일해부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있고 네덜란드, 덴마크, 폴란드, 체코, 스위스, 프랑스 등의 인접 국가에서도 회원으로 가입하여 참석하고 있으며, 미국, 소련, 영국, 터키, 헝가리, 루마니아 등에서도 회원으로 가입하여 논문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학술대회가 끝난 후 70년대에 장기연수 한 바 있는 프랑크푸르트·막스프랑크 뇌연구소를 방문했다. 막스프랑크 뇌연구소는 지난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떨어져 있는 괴테대학교 캠퍼스 내에 새 건물을 지었으며, 새 건물에는 잠재력이 우수하고 노벨상후보자로 거론되는 30〜40대 학자 3명이 활발히 연구하고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위치한 옛 건물은 건물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미 67세에 정년퇴임을 한 명예교수들이 계속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런 여건 속에 연구해 온 교수와 퇴임교수들 중에서는 노벨상 후보로 추천되거나 노벨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는 이들도 적지 않다. 

막스프랑크 뇌연구소는 본부가 무니흐(Munich)에 있고, 80개의 연구소가 있으며, 그 동안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가장 최근인 2014년에는 막스프랑크 생물리화학연구소의 슈테판 헬(52) 박사가 형광물질로 세포안의 나노세계를 관찰하는데 성공하여 노벨화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명국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