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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중년 치과의사 탈출구는?

“가족과 함께 먹고 걷고 얘기하라”



우울감은 신체능력 저하로 자연스러운 감정
몰입할 수 있는 여가∙취미활동으로 극복

50대 중반을 바라보는 A원장. 남부럽지 않은 경제력에 명문대에 다니는 자녀들, 잘나가는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번 갖는 골프 모임 등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A원장은 요즈음 문득문득 드는 우울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평소라면 웃고 넘기던 환자의 볼멘소리에 울컥하기도 한다.

A원장은 “우리 나이의 치과의사라면 정상적으로 치과를 운영해 왔을 경우 경제적 여유야 어느정도 다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요즈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것 같은 허탈함이 몰려오곤 해 우울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중년의 위기. 치과의사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50세를 전후해 가장 높아진다고 하는 우울감은 인간의 생애발달단계에서 본격적인 노화 단계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 사회적 역할 불만족 환자 스트레스 등 추가 요인

이 시기에 운동능력과 신체 면역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고, 여성의 경우는 폐경이라는 생식능력의 상실까지 체감하며 자신감과 존재감이 떨어지며 우울한 감정이 증가한다. 또 정서적으로 자녀의 성장에 따른 가족관계의 변화에 대한 불안감, 자신의 목표했던 삶과 현실과의 괴리감, 소홀해지는 부부관계에서 오는 불만족 등이 중년기 우울증을 야기하는 주 원인이다.

치과의사의 삶의 패턴에서 보면 경제적으로는 여유를 갖췄지만 사회적 지위 확보에 대한 불만족, 직업적 특성에 의한 좁은 인간관계, 투자 실패 및 세금 추징 등 예상하지 못한 경제적 손실, 환자·직원·업체·기타 관계자 등 대인접촉 빈도가 높은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 변화된 개원환경 등을 우울증의 주요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중년의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우선 화목한 가족관계의 회복과 여가활동, 충분한 휴식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정립하라고 조언한다.

# 괴로운 일은 배우자나 친구에게 털어놔야  

가족관계의 경우 배우자, 자녀들과의 식사 및 함께하는 여가활동 등을 통해 접촉빈도와 대화기회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 연구결과에서 한국 50대 중년 가장의 한 주 아내와의 식사 빈도는 평균 10회, 자녀와의 식사 빈도는 8회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전문가는 “가족과의 식사 빈도만 높여도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특히, 자녀와의 식사 빈도를 높이는 것이 부모 효능감의 회복과 함께 부부관계의 만족도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 온다”고 말했다. 

또 여가활동의 기회를 많이 갖되, 그 선택기준을 철저히 자신이 ‘흥미를 갖고 몰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클이나 등산, 테니스, 수영 등과 같이 체력소모가 많은 활동은 신체면역력 강화와 함께 수면의 질을 높여 우울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또 단체로 하는 여가활동의 경우에는 새로운 소속감을 부여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크다.

한 개원의는 “내 경우에는 회화작품이나 다양한 기념품을 수집하는 것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됐다. 새로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 그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이 좁은 진료공간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혼자 몰입해 즐길 수 있는 한 가지를 개발해 놓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60대 초반에 들어선 한 개원의는 “인간은 먹을 때, 걸어 다닐 때, 친한 사람과 얘기할 때 가장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이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것이 ‘여행’”이라며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니 유학시절 일찍 공부를 마치고 와 아이들과 저녁 먹기 전까지 놀아주곤 했던 시간이었다. 요즈음은 다 장성한 아이들과 한번이라도 더 여행을 다니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고민이 생기면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 또는 친구에게 털어놓으라. 특히, 배우자와 많은 얘기를 하라”며 “속에 있는 얘기를 밖으로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우울한 마음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