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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가 내 몸의 보물이 되다

걷기의 재발견 1

걷는다는 것, 여러분들에 있어 어떤 의미인가요. 살기 위해, 먹기 위해, 걷기 위해 걷는 일상의 보편성을 넘어 이를 통한 사회적 편익, 타인과의 소통을 꿈꾸는 ‘워커’(walker)가 여기 있습니다. 자신의 걷기를 ‘주변 환경을 향해 스스로를 확장해 나가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그는 이 같은 걷기의 부담 없는 재발견을 주변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어합니다. 본지에서는 ‘walking group’을 운영하면서, 올바른 걷기의 이론과 실제를 제시하고 있는 ‘걷기 전도사’ 최운침 원장의 특별한 칼럼을 이번호부터 격주로 게재합니다<편집자주>.

1. 2000년대 중반 어느 여름 날 이었습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고 저 역시도 심한 스트레스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면서도 운동은 늘 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운동이 진통제이자 안정제였습니다. 매일 운동이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힘이었습니다.

바로 그 어느 날 아침에 등산을 가려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나가는데 문득 가방이 짐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차를 타고 가는 것이 굉장히 귀찮게 느껴졌습니다. 별 망설임 없이 다시 들어와 옷을 더 가볍게 갈아입고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두 시간 쯤 걸었을까 갑자기 걷기 자체가 운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걷기가 손안의 귀중한 보물로 느껴졌습니다. 오랜 기간 찾았던 보물로 말입니다. 나름 흥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쉽고 편한 것이 나에게 내재되어 있었다니.

그런데 그 순간 바로 “내 손에 늘 있는데 몰라보고 다른데서 엉뚱한 것을 찾고 있었구나”하는 저에 대한 실망감도 느껴졌습니다. 사람에 맞는 운동을 디자인할 정도로 오래도록 운동해왔는데 “바로 여기 있는 것을 몰랐구나”하는 느낌에 당황했습니다. 오랜 기간 운동하면서 “평생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하고 늘 생각하고 있었지요. 이런 저런 운동을 해왔고 이론도 나름 섭렵하고 또 경험을 쌓으려고 각종 대회에도 여러 번 나갈 정도로, 아마추어 이지만 제대로 운동하려고 상당히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 후로 저의 모든 운동의 초점을 걷기에 맞추어 나름 재해석했습니다. 많은 자료를 보면서 자세를 연구하고 익히고 기초를 다졌습니다. 그리고 늘 걸었습니다.

2. 그리고 2012년 봄 어느 날 저녁 인근 대학교 안을 걷고 있는데 과거에 운동대회에 나갔던 기억이 나면서 걷기대회에 관한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곧바로 인터넷에서 신청을 하고 아주 짧지만 4주 정도의 좀 더 체계적인 전략을 짜고 훈련을 하여 100km 걷기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1박 2일, 비가 오는데도 다행히 19시간 조금 넘게 걷고 십 몇 등으로 완보했습니다. 그 후 몇몇 사람들과 같이 걷기를 하고, 가을에 아주 친한 후배(정상일 원장)와 험한 코스로만 이루어진 50km 걷기대회에 참가하고 둘 다 7 등으로 완보했습니다.

이후 자연스럽게 우리 동료들인 치과의사들과의 ‘화요걷기 모임’이 만들어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다른 걷기 모임도 만들고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교류하면서 현재 3개의 걷기모임이 매주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기적인 피드백을 교환하며 점점 더 친한 모임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 좋은 인연으로 틈틈이 여기저기서 강의도 하고 매 년 몇 차례 대학과 기업연계 교육프로그램의 워크숍도 진행하는 등 여러 경험을 토대로 ‘Walking Therapy’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계속 진행 중에 있습니다.

3. 걷기는 사람들과의 소통의 도구이자 공간이고 실질적 행위입니다. 또한 걷기는 체력 증가 및 유지관리의 수단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교류의 장이 됩니다. 그리고 걷기는 많은 의도 없이 자연스럽게 활동하는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별다른 의도 없이 단순한 뜻으로 걷기모임을 만들고 이를 진행하면서 얻은 경험의 결과들이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는 회원들 각자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계속 걷다보면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모임이 되기도 합니다.  

  최운침 원장
·청주 최치과의원
·청주시치과의사회 감사
·충북치과의사신협 감사
·‘심리학자, 운동을 말하다’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