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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설봉 김일봉 박사 5주기 추모-2012년 4월 13일 타계

기고

화사한 봄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강산의 환송을 받으며, 우리 곁의 육신으로 머물지 않으시고 선생님께서 하늘로 가신지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떠나신지 5년이 되는 선생님을 생각하며 누구나 느끼는 지난 세월의 빠름을 저도 절감하건데, 때론 지난 5년의 세월이 다가올 5시간보다 짧은 듯합니다. 한없이 다 챙겨주시던 선생님의 무한한 사랑과 끊임없는 열정에 눈시울을 적십니다. 계실 때는 항상 부족함에 심한 꾸지람만 들어서 피하고 싶은 때도 많았지만 이젠 그 질책이 사랑이 되어 고마움과 진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쉼 없는 노력과 교정에 대한 열정, 나눔과 사랑으로 전 세계의 후학들을 가르치신 선생님의 삶은 어느 누구의 것과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을 혹독하리만큼 하셨고, 발전된 새로운 지식을 전 세계에 베푸시는 데에는 아낌이 없으셨습니다.



외국에서의 강의를 준비하실 때마다 작성하신 원고를 바를 정(正)자를 밑에 써가며 천 번을 읽으시고, 일찍이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실 때는 손에는 한영·영한사전 두 권이 전부였지만 가슴에는 확신과 용기가 가득차있었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지요.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힘들게 받아들이신 지식을, 정보와 지식이 부족했던 한국의 교정계에 전파하셨습니다. 또 저명한 해외의 연자분들을 다수 초청하여 지식을 전하게 함으로써 한국치과교정계의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이는 오늘날 세계로 나아가는 한국치과교정계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KORI를 통해서 교정학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하게 함으로써 분열과 반목을 배제하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노력해서 서로가 같이 발전하는 교정계의 풍토를 만드셨습니다. Enlow 이론부터 Broussard, Tweed technique과 디지털 교정에 이르기까지 교정학의 큰 줄기들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공부하셨습니다. 이런 지식을 받아들일 때의 기쁨을 혼자만의 것으로 하지 않으시고 이를 중국, 몽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 다시 전파하심으로써 해외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한국 교정학의 위상을 개척하고 높이는데 선봉에 서셨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시기 전까지 선생님의 삶은 일요일 없는, 휴식 없는 삶이었으며 선생님께서는 어느 국제 사업가보다 많이 비행기를 타셨고 시차도, 국경도 선생님께는 제약이 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새로워지시고 그 새로움을 끊임없이 나누시고, 인종과 국가의 차별 없이 수많은 나라에 교정을 전파하신 것은 마치 선생님께서 강조하시던 징기스칸의 지혜와 용맹의 실천 같았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많은 외국 교정의사들이 선생님을 생각하며 오늘도 KORI를 찾아오고 선생님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선생님의 모습을 30년 가까이 뵈었었지만 아직 흉내도 내지 못하는 저를 생각하면 너무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미력하나마 가신지 5년이 되는 올해 9월 10일에 선생님의 발길이 닿았던 곳의 후학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를 만들어서 선생님께서 이루고 싶어 하셨던 모습의 일부라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생존해 계신 가운데 이런 행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셨더라면 너무나 기뻐하셨을 선생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해서 잘해 보겠습니다.

부족한 이런 글로 어떻게 선생님의 일면이라도 보여드릴 수 있겠습니까. 제 기억에 남아 있는 한, 또한 제가 아는 한, 최고의 노력가이신 선생님, 어느 누가 이렇게 계속해서 한 분야에 많은 노력을 쏟을 수 있었겠습니까. 받은 것, 아는 것, 나아가 모든 것을 나누고 베풀어서 인류 모두가 하나로 발전해 나가려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려고 일요일의 휴식도 없는 삶을 살다 가셔서 아쉬움과 그리움이 더욱더 저희의 가슴속에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 뜻을 항상 되새기며 KORI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 하늘에서도 지켜보시고 도와주십시오. 이곳에 있는 저희는 선생님의 하늘에서의 휴식이 더욱 편안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종석 사)한국치과교정연구회(KORI)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