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감염관리가 우리치과를 차별화 하며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 ‘치과를 운영할수록 중요한 것이 감염관리, 예방 프로세스더라’라는 메시지를 동료들에게 전하고 있는 김진립 원장(서울샤치과대표원장)이 감염관리 팁을 연재한다.
▶연재순서
1. 감염관리를 해야하는 이유
2. 멸균기 선택시 고려사항 및 멸균신뢰성 검사
3. 개인방호
4. 예방치료를 해야하는 이유
‘수술도구 돌려막기…사람잡는 병원들 끊이지 않는 ‘수술 부위 감염’ 왜? ’ 2017년 4월 18일 국민일보 기사의 제목이다.
기사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의 수술 부위 감염률은 2~9.7% 정도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수술 감염 의료분쟁 조정 중재 신청은 전체 감염 분쟁 신청 중 45%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수술 부위 감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제대로 세척 소독 멸균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수술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치과는 어떠할까? 대부분의 치료가 관혈적, 침습적 치료인 치과도 분명 예외는 아니다. 치료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기구들은 재사용하는 기구들이다. 따라서 재사용하는 기구들은 세척과 멸균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하고 특히 임플란트 수술, 치주수술, 발치 등에 사용하는 기구들은 멸균의 신뢰성을 획득한 다음 사용을 하여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행한 의료기관에서의 소독과 멸균지침에 의하면 치과에서 사용하는 기구들은 고위험, 준위험 기구 모두 멸균을 권장하고 있다.(치과에서는 화학적 소독이 적합하지 않다).
치과에는 적어도 1대 이상의 멸균기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멸균기, 과연 치과기구 멸균에 적합한 멸균기일까?
나만하더라도 불과 몇 해 전까지 멸균기를 증기멸균기와 EO 멸균기 정도로 구분했지 증기멸균기가 방식에 따라 종류가 다르고, 포장유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멸균기가 다른지 전혀 몰랐다. 그저 멸균기에 기구를 넣고 돌리면 우리가 원하는 무균의 상태로 멸균될 것이라 믿고 사용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치과에서 사용하는 멸균기는 멸균 온도에 따라 고온멸균기와 저온멸균기로 나뉜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기구들은 멸균 후 바로 사용하지 않고 보관의 과정을 거쳐 사용하게 된다.
보관을 하려는 기구들은 반드시 포장을 한 후에 포장재에 따른 멸균유효기간을 준수해 사용하여야 한다. (린넨 2주, 멸균팩 6개월)
특히 임플란트 수술 등 고위험 기구는 반드시 포장하여서 멸균하여야 한다. (CDC-Guideline for Infection control in Dental Health-Care settings 2003)
치과에서는 공간효율이 좋고 멸균시간이 짧으며 경제적인 54L이하의 소형증기멸균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소형멸균기는 그 방식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Pre-vacuum type의 B-class 멸균기와 Gravity type인 N-class 멸균기, 한번 진공한 후에 멸균을 하는 S-class 멸균기가 있다. (54L이상은 모두 Pre-vacuum Type B-class이다) 이 멸균기 방식의 가장 큰 차이는 챔버 내부의 공기제거 여부이다.
B-class 멸균기는 챔버 내부의 공기를 모두 제거하여 진공상태에서 멸균을 하는 것이고, N-class는 공기 제거 없이 멸균, S-class는 제조사가 정하는 방식에 따르는 것이다.
N-class(Gravity type) 멸균기는 챔버 내부 공기의 제거없이 증기를 주입시켜 포화증기가 닿는 표면을 멸균한다.(121도 30분, 132도 15분)
핸드피스 처럼 내부의 가는 관이 있는 경우나 포장된 상태의 기구들은 포장 안에 공기층이 있어 포화증기가 침투하지 못해 완벽하겐 멸균할 수 없다.
N-class(Gravity type)의 멸균기는 멸균 즉시 사용할 때(수술시 응급으로 멸균해야 할 때), 기구를 포장하지 않고 멸균할 때 만 사용하여야 한다.
B-class(Pre-vacuum type)의 증기멸균기는 멸균사이클 전 3번의 진공사이클을 먼저 진행해 챔버내부의 공기를 모두 제거한다. 그 후 포화증기를 챔버 내부에 주입하면 포장되어 있는 모든 멸균물과 가느다란 관이 있는 멸균물까지 모두 포화증기가 주입되고 멸균과정을 수행하게 된다.(134도 4분)
멸균사이클이 끝나면 또 한번의 진공으로 증기를 모두 제거한 후에 Drying을 하는데 진공상태에서는 건조가 훨씬 쉽게 되므로 멸균전보다 멸균 후에 더 건조된 상태의 멸균물을 확인할 수 있다.(멸균물의 wet pack 현상은 또 다른 감염의 통로가 되므로 멸균 후 멸균물의 건조 상태는 매우 중요하다)
S-class는 보통 한번의 진공 펄스로 챔버내부의 공기를 일부 제거한 후에 멸균하는 방식이다. (제조사가 정하는 방식으로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멸균기이다.)
치과에서는 모든 포장재와 관이 있는 기구 멸균에 적합한 B-class(pre-vacuum)멸균기를 선택하여야 한다.
당장 6월 3일부터 보건복지부에서 감염병이 발생해 확산할 가능성이 큰 의료기관의 이름과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의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시행한다고 한다. 병원 스스로 감염관리에 더 철저해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치과의 특성상 감염관리 중 멸균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멸균기를 잘못 선택해 멸균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하는 것은 앞으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물론 아무리 좋은 멸균기라도 그 멸균을 100% 신뢰할 수는 없다. 멸균기는 기계이기 때문에 오작동이나 고장의 위험도 갖고 있다. 매 멸균 시 마다 기구의 멸균이 확실히 되었는지 그 신뢰성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 멸균 신뢰성 검사방법의 종류와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김진립 원장
•서울아산병원 보철과 인턴레지던트 수료
•아주대학교 치과보철과 교수
•구강악안면임프란트학회 이사, 우수회원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이사
•ICOI(국제임플란트학회) 한국지부 이사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경기지부 이사
•서울샤치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