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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도움 주는 붕어찜

박상대의 푸드 스토리 -붕어찜


붕어는 찜이나 즙을 내서 먹습니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린 뒤 입맛이 없을 때 붕어찜에 들어 있는 무청 시래기와 짭조름한 국물은 입맛을 확실히 살려 줍니다.

장마철이나 비가 내린 뒤에 강둑이나 저수지 주변에 가면 붕어 낚시를 하는 강태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붕어를 조리해서 먹는 것보다 낚아 올릴 때 손맛 때문에 붕어낚시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붕어는 오랜 세월 건강보호식품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산모가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붕어나 가물치 즙을 내서 먹였습니다. 얼굴이나 손발이 붓는 만성 신장염을 앓는 사람들도 붕어 즙을 먹고, 간이나 위장을 다친 사람들도 붕어 즙을 먹었습니다. 몸이 허약하거나 정력이 떨어진 남자들이 붕어를 먹고 재미를 보았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시골 어른들은 한여름에 강이나 저수지에 그물을 쳐서 붕어를 잡아다가 붕어찜을 만들어 먹고 긴 여름을 이겨냈습니다. 큰 붕어는 무청을 넣어 끓이고, 어린 붕어는 애호박을 송송 썰어 넣고 조림을 만들어서 뼈째로 먹습니다. 간장으로 간을 맞춘 붕어찜 국물은 병색이 짙어 입맛이 없다는 환자도 한 숟가락만 떠먹으면 입맛이 확 돌게 해주지요.

붕어의 단백질은 소화 흡수가 잘 되고,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앓는 사람의 혈액순환을 도와준답니다. 붕어에는 칼슘과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발육기의 어린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리 밝히지만 붕어는 약이 아니고, 몸을 건강하게 돕는 민물 물고기일 뿐입니다.



붕어 즙도 건강을 돕는다

붕어 즙은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도 있으나 건강원에 맡기면 잘 만들어 줄 겁니다. 붕어요리를 만들어 파는 전문 음식점에서도 즙을 내서 판매합니다. 감초, 생강, 마늘 등을 넣고 고아서 만드는데 장복하거나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나니 주의해야 합니다.

붕어찜은 강변이나 호숫가 음식점에 가면 사먹을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남한강변인 광주시 남종면 분원마을에 있는 붕어찜거리가 가장 유명합니다. 70년대 말 작은 슈퍼마켓에서 면사무소 직원들이 부탁할 때 만들어주던 것이 맛있다는 소문과 함께 오늘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지요. 슈퍼마켓 붕어찜이 맛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본격적으로 음식점을 내서 팔기 시작했는데 뒤이어 한집 두 집 생겨났답니다. 90년대 중반에는 분원리 일대에 붕어요리 전문음식점이 60개 이상 되었는데 지금은 20개 남짓 됩니다. 붕어요리가 인가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음식점 하던 사람들이 나이가 많아서 문을 닫기도 하고, 많은 돈을 투자해서 크게 시작한 사람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매출에 실망하여 그만 두기도 했답니다. 그러나 지금도 삼삼오오 자가용을 타고 찾아온 손님들이 많이 보입니다.    
 

붕어찜은 주로 토종 참붕어를 사용합니다. 강이나 저수지에 그물을 쳐서 잡아 올린 자연산 붕어입니다. 붕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 버리고, 비늘을 벗긴 후 머리 째 솥에 넣습니다. 솥바닥에 무 조각을 깔고, 그 위에 붕어를 올리고, 붕어 위에 무청을 놓습니다. 그리고 붕어육수를 붓고, 참기름과 다진 마늘을 적당히 넣고, 간장과 고춧가루로 간을 맞춥니다. 쑥이나 쑥갓을 넣고 풋고추도 적당히 썰어 넣는 집도 있고, 무 대신 호박을 넣는 집도 있고, 무청만 넣는 집도 있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끓여서 뼈와 육질이 쉽게 분리될 때 먹으면 됩니다. 지역에 따라 뼈와 살을 발라서 다시 끓인 후 어죽으로 끓여서 먹기도 합니다. 큰 붕어는 뼈가 세기 때문에 먹기 불편하다는 이유에서인데, 어떤 지역에서는 뼈를 발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하며 스스로 발라 먹습니다.

붕어는 강물이나 하천, 도랑에서 삽니다. 지저분한 물에서는 살지 못하며 농약에도 약합니다. 인체에 필요한 단백질, 칼슘, 인 등 갖가지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날것으로 먹으면 안 됩니다.

남종면은 팔당댐 상류에 있습니다. 여름에는 토마토축제를 열만큼 토마토 생산농가가 많습니다. 한강 수원지 상류에 있기 때문에 농약을 마음껏 사용할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유기농 농사를 짓는 마을입니다. 서울에서 남종면을 오가는 사람들은 팔당댐 수문에서 물이 쏟아지는 모습을 구경하고, 장쾌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평일에도 팔당댐 인근 도로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은 이유입니다. 


박상대
글·사진 월간 ‘여행스케치’ 발행인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가는 여행>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