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옛날의 정취가 물씬 풍겨 나오는 ‘전설따라 삼천리’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전자는 15세 나이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후자는 24년 전통을 이어오다 잠시 휴식에 들어간 상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설 또는 민요를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굴 채집함으로써 역사를 계승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존재이다 라고들 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러한 다리 만드는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방송 제작자들처럼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역사와 혼을 집대성하는 작업은 언젠가는 역사적으로 위대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 필자는 1973년 출판된 이한수 선생님의 ‘주말(週末)의 치과의(齒科醫)’와 지난 세밑에 발간된 ‘치아인문학’(한상국 저) 두 권의 책을 최근에 접하였다. 40년 묵은 책 냄새가 스며있는 도서에는 치과의사 25년 인생의 고지식(古知識)들이 켜켜이 쌓여있었고, 아직도 잉크 냄새가 가득한 책에는 치아에 관한 자료들이 차곡차곡 정리되어 있어 필자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한 치아의 세계로 안내
2015년 을미년 양띠해가 밝았다. 치의신보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세 번째 해를 맞았고 어느 덧 필자의 나이는 40대 후반을 향해 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열정은 식어간다고 하는데 내 열정은 아직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다. 아마도 월요시론을 통해 齒科醫史學에 관한 이야기들을 꼭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점점 굳건해지고 있어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싶다.새해에는 수많은 고사성어들이 여러 매체에 등장하여 사람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치(齒)가 들어있는 고사성어는 치과의사에겐 뭔지 모를 친밀감이 느껴진다. 인간은 여러 가지 재주나 복을 다 가질 수 없다는 각자무치(角者無齒)와 능변을 뜻하는 영아이치(伶牙俐齒)등이 그 예이다. 이번 시론에서는 치과 개원의에게 유용할 수 있는 고사성어를 소개하고자 한다.상치분신(象齒焚身)은 상유치 이분기신 회야(象有齒 以焚其身 賄也)에서 유래되었는데 그 뜻은 ‘코끼리는 상아가 있는 까닭에 제 몸을 잃는다’이다. 즉 재산이 많으면 화(禍)를 입기 쉽다는 교훈이 담겨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병의원이 영리를 추구하고 있지만 최근 윤리경영을 위해 몸부림치는 기업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시인 고은의 표현처럼
2010년 마이클 샌델 교수가 한국 사회에 던진 화두 ‘정의(正義)란 무엇인가?’로 열풍이 불었고 2014년에는 광고에 나온 배우 김보성의 ‘의리(義理)’ 연기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열광하였다. 두 단어에 공통적으로 ‘의’가 들어 있고 신기하게도 치과치료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의치(義齒)’에도 사용된다. 이 정도면 옳을 의(義)자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의’는 양 양(羊)과 나 아(我)가 합해져 ‘내 마음씨를 양처럼 착하게 하면 바른 길을 걷게 된다’라는 것에서 비롯된 문자라 한다. 다시 말하면 나는 절대 너의 양을 탐내지 않음으로써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다는 뜻이다. ‘의’가 상형문자라는 의견도 있는데 손(手)으로 무기(戈)를 이용하여 양고기를 고르게 잘라 나누는 모습이다. 즉 공정한 원칙에 입각한 분배를 통해 사회의 질서를 확립한다는 뜻이다.한글 틀니와 영어 denture에 해당되는 한문 의치(義齒)를 한자의 뜻으로 알아보자. ‘옳을 의’로 해석하면 모든 이치에 적합하게 잘 만들어진 치아로 풀이되고 ‘해 넣을 의’를 대입하면 상실된 치아를 해 넣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가짜’란 뜻으로 설명하면 가짜이지만 본래의 치아와 거의 똑같은 치아를 제
2014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웠던 영화 ‘명량’이 여러 가지 새로운 기록들을 쏟아 내며 한국 영화사를 다시 썼다. 그중에서도 외화인 ‘아바타’를 제치고 한국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등극한 것이 필자에겐 가장 반가운 뉴스였다. 또한 판옥선이 ‘충파’를 통해 왜선을 부수는 장면은 역사적인 진위여부를 떠나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하였을 것이다.역사적으로 거북선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판옥선은 ‘명량’의 해상 전투장면에서 그 우수성이 표현되었다. 판옥선은 바닥이 편평하여 방향 전환이 쉽고 소나무로 제작되어 견고한 구조를 지녔다. 무엇보다도 노를 젓는 병사와 전투를 하는 군사를 각각 분리 배치하는 구조를 가진 판옥선은 과학적 원리를 갖춘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발명품중 하나이다.치의학 분야에서 여러 선학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탄생한 발명품이 치과의사에겐 편리함을 환자에겐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처럼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보는 발명품들 중에는 치과의사의 다재다능함을 입증하는 사례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치과의사 Thomas Welch(1825~1903)는 발효되지 않는 포도 주스를 1869년에 발명하였는데 이것이 만들어 지게 된 배경에는 재미있는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2014년 6월 대한민국에 울려 퍼진 함성 소리는 안타깝게도 오래가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은 ‘태극전사(太極戰士)’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그냥 스포츠 경기일 뿐인데 선수에게 전사라는 호칭을 줄 정도면 월드컵 축구는 경기라기보다는 전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2014년 월드컵에서 스페인과 칠레, 독일과 프랑스 경기는 역사적 배경 때문에 축구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70년 동안 스페인으로부터 식민지 지배의 고통을 겪은 칠레 국민들에게 2:0 완승은 약간의 위로를 주었을 것이고, 반면 독일의 비스마르크와 히틀러에게 두 번이나 영토를 점령당한 프랑스인들에게 1:0 석패는 커다란 슬픔을 안겼을 것이다.애국심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하기 위한 마음이고, 그 마음을 실천하는 사람을 애국자라 정의할 수 있다. 오래된 책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오는 치과의사학의 책장을 넘기니 우리나라의 서재필, 유관순과 안중근을 생각나게 하는 치과의사들이 있어 그 분들의 인생을 잠깐 들여다보고자 한다.쿠바는 1898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였는데 그 중심에 Emilio Nunez(1855~1921)가 서 있었다. 꽃다운 나이 20세에 쿠바 독립
1859년 8월의 어느 여름날에 26명의 치과의사가 미국 뉴욕주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에 모여 미국치과의사협회(ADA, American Dental Association)를 창립하였다. 창립 목적은 치과의사의 권익을 보호하고 ‘Miracle Cures’라는 검증되지 않는 치료법으로 국민들의 피해와 고통이 다반사여서 이러한 것들을 통제하기 위함이었다.미국 치의학의 역사에는 ADA가 탄생되기 전에 이미 두 개의 치과의사 단체가 기록되어 있다. 첫 번째 단체는 Horace Hayden이 1840년에 설립한 American Society of Dental Surgeons(ASDS)이다. 하지만 3년 후 아말감 사용을 전면으로 금지하면서 야기된 Amalgam War 때문에 조직이 와해되었고 결국 1856년 8월에 ASDS는 해산되었다.두 번째 단체인 American Dental Convention(ADC)는 미국 치과계가 흑백논리로 혼돈의 길을 걷고 있을 무렵인 1855년 탄생되었으나 회원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미미한 활동을 하다 1876년에 역시 해체되고 말았다.미국 치과계 역사의 기록에는 ADA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두 개의 단체가 존재하였지만 현재 A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