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先入見)
출근 길 차안에서 한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의사가 쓴 수필집에 실린 내용이 나오고 있었는데 내용을 요약하자면, 한 노부부가 병원을 찾았다. 진료가 필요한 환자는 할머니였고, 할아버지는 보호자로 내원하셨다. 하지만 유독 이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병원이 떠나갈 듯 이야기를 하였고, 할머니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고 한다. 진료를 보면서도 할아버지는 의사가 한 얘기를 모두 가로채 할머니에게 큰소리로 호통치듯 얘기 했으며 “꼭 약은 먹어야 하나? 얼마나 약을 먹어야 하나? 이 약을 먹으면 완치가 되나?” 하고 큰소리로 따지듯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에 기분이 상한 의사는 한 달 뒤 다시 내원한 노부부를 진료하면서, 들어오자마자 “약은 꼬박꼬박 먹었습니다”라고 얘기하는 할아버지를 무시하고, 할머니를 보며 “약은 아직도 1년 정도는 더 드셔야 돼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살짝 미소를 띄우며, 할아버지를 쳐다봤고 할아버지는 조용히 의사의 귓전에 “아내가 귀가 잘 안들립니다”라고 말하셨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할아버지는 큰소리로 “약을 1년 정도 더 먹어야 된대”라고 말씀하셨다. 진료가 끝난 후 할아버지는 의사에게 조용히 “저희 아내가 귀가 안 들리는 걸 창
- 서백건 나우미 구강악안면외과 원장
- 2016-07-08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