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시간을 넘어/개인전을 열면서
오늘도 진료실에 들어서면서 계단을 밟았다. 아마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계단을 밟지 않을까 싶다. 일상에서의 계단은 그저 위에서 아래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공간적 이동에 필요한 수단일 것이다. 물론 우리의 생활 동선을 따라가 보면 수직적 계단 이외에도 수평적 계단도 있겠다. 나는 휘감아 도는 계단을 상상하고 어지럼증을 느낄 때도 있고 엉키고 뒤틀린 계단이 눈앞에서 떠오르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계단은 여러 가지 색깔을 입은 채로 하늘에서 쏟아지기도 하고 빙빙 돌기도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끝도 없이 이어지고 이어진 계단의 이미지도 떠오르고 뫼비우스의 띠처럼 혼란스러운 계단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한다. 붉은색으로, 푸른색으로, 또는 색동옷을 입은 것처럼 하늘에서, 구름에서, 연처럼, 면류관처럼, 땅에서, 똬리를 튼 뱀처럼, 자갈밭처럼, 태아가 웅크리고 있는 자궁 속처럼 계단이 나타난다. 환각의 상태다. 환각의 계단들은 정열로, 슬픔으로, 기쁨으로 다가온다. 혼돈이다. 참 모호하고 애매함을 계단이 갖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한 모습을 드러낸 계단이 아니고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그것은 물론 나의 머릿속의 계단의 이미지가 복합적인 구
- 이병우 이병우치과의원 원장
- 2017-04-07 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