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여보!/단편소설
여보! 여보! 들숨이 배꼽까지 내려오지 못한다. 가슴에서 멈춘다. 힘껏 아래뱃살에 힘을 주지만, 들숨이 평소처럼 아랫배로 내려오지 못한다. 날숨을 가쁘게 내뿜는다. 가슴이 답답하다. 머릿속이 어지럽다. 어깨가 파르르 떨린다. 화장실 거울 속에 창백한 얼굴만 비친다. 찬물로 얼굴을 씻는다. 한 번 더 들숨을 쉬어본다. 들숨이 따뜻하게 가슴에서 퍼지지 않는다. 아래뱃살에 힘을 줄 수 없다. 세면대에 기댄 손들이 후들거린다. 어지러울 뿐이다. 담당의사 말들이 거울에 띄엄띄엄 쓰인다. 판결문처럼 들렸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두 사람 모두 정상 수치입니다. 원인불명의 난임인 듯합니다. 그 동안 면담했던 그 의사가 맞나 싶을 만큼 얼굴에 웃음이 없다. 의사는 며칠 전까지 웃는 얼굴로 소곤거렸다. 남편은 매우 건강한 남자입니다. 아내분도 혈중 호르몬 검사, 난관조영술 초음파 검사 등 모두 정상입니다. 정신과 치료와 병행해서 앞으로 좀 더 정밀하게 분석하면서 난임원인을 찾아야겠습니다. 의사는 그렇게 말해야한다는 듯 말을 했다. 우리 앞에 진료기록부와 검사지를 마치 판결문처럼 내밀면서. 남편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나를 빤히 쳐다봤다. 남편은 눈가에 핏줄을 세우며 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