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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환자요청에 전화진료" 의료법 위반 제동

"환자 정보 장비부족으로 부적정한 의료행위 가능성
국민 보건위생 심각한 위험 초할수 있다." 판단
김준래 변호사 “원격진료와 연관되는 판결 ”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 진료가 의료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환자 요청으로 전화 진료를 했을 경우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특히 현재 의료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전화 등 비대면 진료를 통해 시간‧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에 있는 환자에게 의료행위를 했을 시, 대면진료 수준의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포함돼 의미가 더욱 크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 5일 환자 요청으로 전화 진료를 실시, 한약 등을 처방한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씨에게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현행 의료법 제33조 1항에 따르면 의료인은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 예외조항으로 ▲응급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해 요청하는 경우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 ▲가정간호를 하는 경우 외 특별한 사안에 한해 의료기관 밖에서의 의료행위가 허용된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환자의 요청에 따른 전화 진료가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에 해당되는지에 대한 적용 여부였다.


이와 관련 대법원은 지난 2011년 판례(2010두26315)를 인용, 의료법이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이번 사건은 예외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의료법이 의료인에 대해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행하도록 한 것은 그렇지 않을 경우 의료의 질 저하와 적정 진료를 받을 환자의 권리 침해 등으로 인해 의료질서가 문란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보건위생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의료기술 수준 등을 고려했을 시 의료인이 전화 등을 통해 환자를 진료‧치료할 경우 의료질 측면에서 대면진료와 동일한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정보부족, 장비 활용 제약 등으로 말미암아 부적정한 의료행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국민의 보건위생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의료법이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만 허용하는 까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원격진료와 연관되는 사안" 평가

 

김준래 변호사(법학박사, 전 건보공단 선임전문연구위원)는 전화 진료에 관한 이번 판결은 기존 판결과는 다른 입장으로 분석되며, 이는 최근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원격진료와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준래 변호사는 “지난 2013년 대법원은 전화 진료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듯이 판단했고, 지난 5월 대법원은 한 번 대면진료를 실시한 이후부터는 전화 진찰이 가능한 것처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화 진료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더욱 후퇴했다고 평가된다. 이는 대법원이 전화 진료를 해야 할 특별한 사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이며, 이러한 점에서 종전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나, 법제처 유권해석과 유사한 입장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원격의료와 연관되는 판단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원격의료는 의료법령이 정하고 있는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인정되므로, 전화 진료를 무한정 허용하는 것과는 상충되는 면이 있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배경을 고려한 판단으로도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석곤 법제이사는 "원격진료는 현실적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 많다"며 "이번 대법원 판결은 대면진료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치협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