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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거성이며 거목이셨던 故유양석 선배님을 추모하며

지난 3년여 세월 동안 전화도 받지 않으시고, 서로 즐겁게 소식을 전하며 소통했던 카톡을 아무리 보내도 응답이 없어 걱정 속에 마음을 애태웠는데 2023년을 하루 남겨놓은 지난 12월 30일 선배님의 큰 아드님으로부터 온 카톡 부고를 보고 망연자실 앞이 캄캄했습니다.

 

90이 넘어 노익장을 과시하며 몸과 마음이 강건하시던 선배님이 그날도 환자를 몇 명 진료하시고 후배분과 저녁 자리에 나가시려다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로 거동도 못 하시고 코마 상태, 인지력도 없는 채 1041일의 긴 투병 생활을 하시다가 마음 줄을 놓으시고, 95세의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하셨다는 소식에 애통함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선배님은 1927년 경기도 용인 출생, 1949년 서울치대 3회 졸업, 1950년 군의관으로 입대, 1955년 훠트오르(FortOrd) 및 1960년 월터리드(WalterReed) 병원에서 구강외과와 치과 고등교육반 이수, 1966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또 1967년 치과기재학회 3~5대 회장·고문, 구강보건협회 부회장·감사·고문, 1969년 예비역 치과 군의관 대령, 치협 감사, 1974년 치협 총무, 1978년 인공치아이식임플란트학회 1~2대 회장, 1979년 국제치의학사회 I.C.D. 평생회원, 1980년 치협 부회장, 1982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동창회 부회장을 역임하셨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치과 주치의, 군 예편 후 고려병원(현 강북 삼성병원) 치과부장, 수도육군병원 치과부장직을 수행하셨습니다.

 

이 밖에도 보국훈장, 치협 대상, 서울치대동문상을 수상하시는 등 한국 치과계에 큰 업적을 남기며 군진치의학계는 물론 한국치의학계에 혁신적인 발전에 기여하신 치과계의 산 역사이며 살아있는 전설이셨습니다. 더구나 92세의 연세까지 환자를 진료하셔서 국내 최고령 개업의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셨습니다.

 

선배님은 개원의로 환자를 진료하시면서도 틈틈이 글도 잘 쓰셨습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 치과주치의로서의 체험을 수필로 써 최우수상에 당선돼 5백만 원의 상금을 타시는 등 글솜씨도 좋으셨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동양화도 잘 그리셔서 본인이 그리신 그림이나 직접 쓰신 서예 글을 넣어 빚은 도자기를 전시도 하시고 친구, 지인, 치과의사 후배들과도 나누시며 다방면에 다재다능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많은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셨고 치과계 변혁의 시기에 큰 공적과 귀감이 되셨습니다.

 

제가 선배님을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것은 당시 수도육군병원(국군수도통합병원의 전신) 치과부에서였습니다. 저는 육군 대위였고 선배님은 치과부장 육군대령이셨습니다. 엄하고 과묵하신 부장님은 다가가기에 어렵고 높으신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선배님이 늘 제게 관심을 가지고, 저를 기억하시고, 지켜보셨다는 것을 훨씬 후에야 알게 돼 부끄러웠습니다.

 

“김 박사는 말이야 3씨가 있어 첫째는 치과의사로서 솜씨, 둘째는 리더로서의(치과의사회 의장 등) 말씨, 셋째는 시인 수필가로서의 글씨가 좋은 사람이지.”

 

제게 칭찬도 해주시면서 제 첫 번째 시집 출판기념회에도 노구를 이끄시고 축하와 격려와 덕담의 말씀을 해주셔서 얼마나 황송하고 고마웠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존경하고 저의 멘토이신 선배님은 여러 가지 귀한 호칭으로 불리시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영원한 ‘부장님’으로 제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많이 가슴이 아픕니다.

 

유양석 부장님! 이제 모든 시련과 근심과 걱정 다 내려놓으시고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영면하시옵소서!

 

 

김계종 전 치협 부의장

 

-월간 《문학바탕》 시 등단
-계간 《에세이포레》 수필 등단
-군포문인협회 회원
-치의학박사
-서울지부 대의원총회 의장
-치협 대의원총회 부의장
-대한구강보건학회 회장, 연세치대 외래교수
-저서 시집 《혼자먹는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