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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상식 프로그램 속에 나타난 치과질병에 대한 관심

나정원 박사의 생생한 북한 치과 소식(2)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김정일-김정은 정권교체기 시기 북한의 세계적 추세에 관한 강조는 선진적 과학기술에 관한 연구와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관련하여 북한 내 공식매체들에서는 국제생활, 세계상식을 비롯한 상식프로그램들에서 외부 세계의 발전 모습 등을 소개하는 흐름들이 이어지는 중이다. 
 

치과 부문의 경우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과 치과 질환 문제들을 연계한 접근으로, 프로그램들이 제작되고 있다. 일요일 오전 시간에 방영되는 국제생활 코너의《새로운 기술을 리용한 미이라 연구》 『조선중앙TV』, 2014.09.21
 

주제 프로그램에 따르면, 최근 의학기술과 장비의 발전으로 CT스캐너를 활용한 미라 연구가 보다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여기에서 사망한 미라들의 나이는 40대 후반기로, 대부분이 심한 구강질병을 앓았다고 하는데 여러 구강 농양 등이 사망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된 셈이다. 

 

 

동시에 유아 시기 치아관리의 중요성과 구강 질병, 그리고 유의해야 할 점 등을 담은 내용의 상식프로그램들도 연이어 제작되고 있다. 『조선중앙TV』, 2014.12.28 
 

이 중에서 젖병이삭기는 젖병을 먹인 채 잠재우는 습관으로부터 비롯되는데, 이는 곧 어머니의 책임이라고 지적한다. 입안에는 항상 500-600여 종의 세균들이 있고, 잠잘 때는 세균들을 억제하는 타액의 양이 감소하는데 젖병을 물고 있을 경우 세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활성을 띈 세균들은 분열증식하면서 부식산을 내보내므로 이빨을 삭게 한다. 결국 잇몸돌기를 따라 세균들이 쉽게 달라붙어 이삭기를 촉진시키게 되는 것이다. 젖먹이 때 앞니로 시작된 이삭기는 20개 젖니 모두를 못쓰게 만들게 되고, 나아가서 영구이빨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젖병을 물리운 채 잠재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6살어금니’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6살어금니는 6살에 제일 먼저 나오는 어금니를 가리키는 북한 치의학 용어로써, 어금니들의 총씹은 힘 중에서 80%를 감당하는 힘이 세고 가장 많은 일을 도맡아 담당한다. 한편 다른 젖니들이 이갈이때 기준이빨로 모든 영구이빨들을 나란히 곧게 세워주게 되지만, 이 ‘6살어금니’만은 이갈이를 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치아건강에서 중요한 것은 ‘불소’ 라는 점도 밝히고 있다. 평양의학대학 김철호 연구사는 필수미량 원소인 ‘불소’가 뼈의 수산화인회석과 반응하여 견고한 불화인회석을 만들기 때문에, 이빨과 치조골을 튼튼하게 하고 이삭기와 치주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나아가서 불소와 피틴산으로 구강질병에 효과가 있는 《불소피틴산알약》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한편 칫솔의 오염으로 여러 입안병과 전신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점 또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칫솔보관을 잘못하여 솔부의 세균감염으로 포도알균, 폐렴막대균 등이 증식되어 세균성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입안의 인후두는 혈관과 림파가 충분한 연부조직이므로 유기체 면역이 약해지면, 미생물이 쉽게 침입하여 인후두염을 초래하고 점차 상기도감염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오염된 칫솔로 이빨을 닦을 경우 이닦기 과정에 각종 세균들을 직접 삼키거나 일부 세균들이 이삭기구명 및 입안짐막조직을 통해 뇌와 심장, 콩팥 등에 들어가 2차적병조감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칫솔을 사용하는 기간이 오래되면 오염속도가 빨리지며, 그로 하여 생기는 병원성 세균은 사람들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인체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을 해소하려면 칫솔사용에서 위생을 지켜야 하고 사용한 후에는 음식물 찌끼와 세균이 붙은 솔부를 깨끗이 씻어 수분을 털고 공기중에서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에 위험을 주는 칫솔 오염률을 줄이기 위한 칫솔 교체 권고주기는 한 달이다. 
 

김정은 집권기 북한 내 치과 관련 동향과 프로그램의 증가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도 연관된다. 평양시와 일부 도소재지 등 거주 주민들의 삶의 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주민들의 수요가 치과 관련 프로그램의 제작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 해당 기고는 2023년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재원으로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결과물임. 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