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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치과병원

나정원 박사의 생생한 북한 치과 소식(4)

북한 치과와 치의학의 뿌리는 남한과 다를 수 없다. 그러나 해방 후 70여 년이 흘러 이질적인 체제로 인해 남북한의 구강보건의료체계는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김정은 시대의 북한 치과, 치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통일에 대한 인식과 시대적 환경도 변화한 지금, 북한과 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한반도와 주변 범조선인의 구강건강과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체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김정은 집권 이후 변화된 북한 치과, 치의학의 변화를 추적한 동향을 10회에 걸쳐 매달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나정원 박사

 

-現 서울평양뉴스 통일연구소 부소장

-고려대학교 북한학 박사

-주요 연구: 《해방후 한국기업의 사유화에 관한 연구》,

《소유잠재성으로 본 저출산의 원인과 대안 연구》

-저서:《소유잠재성-소유의 알고리즘과 획득가능성 고찰》,

《통일시대 가치창출이 기대되는 북한의 산업시설, 공장, 기업소》,

《북한의 레저·관광산업》,《북한투자가이드》,

《김정은시대 북한 기업 혁신 연구》

 

 

 

 

 

 

북한에서 의학은 전통적으로 예방의학에 근거한 치료를 기본으로, 치과 부문 역시 이 범주 안에서 예방과 진료, 그리고 치료가 진행되는 중이다. 

 

모든 병에 있어서 예방이 중요한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다음에는 질적으로 높은 치료를 받고 싶은 것이 모든 환자들의 심리일 것이다. 

 

북한에서 선질후량先質後量)이라는 용어는 김정은 집권 2기(2016~2020)에 등장하여 질적인 성장을 우선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치과 부문에서는 우선 기존의 ‘구강병원’을, 모두 ‘치과병원’ 명칭으로 수정하였는데, 그 시점이 김정은 집권 2기가 시작된 2016년이었다. 2016년 이전까지 치과병원의 명칭은 구강병예방원으로 지칭되었다. 북한에서 임플란트가 가장 먼저 도입된 지역으로 파악되는 라선시의 경우, 2013년도 라선시 구강병예방원에서 선진적 치료방법을 도입한 소식을 전하면서, 이식보철(임플란트)를 구강병 치료에 도입하였다고 밝힌바 있다. 

 

2014년도 남포시에서 구강병예방원이 맡은 주된 업무는 모내기하는 농촌을 비롯한 여러 현장들에 파견하여 현장이동 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한 번 진료를 나가면 천여 명에 대한 진료 및 치료가 진행되었다. 함경남도 구강병예방원에서 또한 임플란트 치료방법을 도입하고, 의료기구 및 약물 개발을 하여 임상실천에도 도입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2016년부터는 새해 류경치과병원 치료예방사업 성과를 알리는 언론 보도를 시작으로, 구강병원의 명칭은 ‘치과병원’으로, 구강병예방원의 명칭은 ‘치과병원’으로 변경된 것이 확인되었다. 이어서 2016년 8월 기존에는 임플란트이식체 삽입 후 3-6개월 후에야 치아상부구조를 완성하였는데, 즉시 삽입하는 앞선 임플란트 치료방법을 도입함으로써 치과 치료의 질적 수준이 향상된 것을 밝히기도 하였다. 

 

같은 시기 보건성 치과병원 또한 삼차원 인쇄기술을 활용한 얼굴보철물이나 모형, 각종 뼈의 집체 같은 것들을 만들어 내는 3D프린터 기술을 도입하여 치료에 있어서 시간과 노력, 자재들을 절약하면서도 보다 정확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군단위에는 치과병원이 아닌 ‘치과분원’으로 진료 및 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 7월에는 우시군인민병원 치과분원의 의료봉사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활동을 소개하였다. 치과분원에서는 군내 주민들에 대한 주기적인 치과검진을 진행하고, 이에 기초하여 치료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최초로 임플란트가 도입한 라선시 지역에도 치과병원으로 명칭 변경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2021년 10월 라선시치과병원(원장 김윤애)에서는 치과임플란트용 이식체제작기술이 현재 임상실천에 도입된 것을 비롯하여, 저주파약물치료기와 휴대용매몰진동기 등이 도입됨으로써, 보다 질적으로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밝혔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의학과학 기술사업에 대한 평가와 관련된 부분이다. 지난 시기 병원에서는 건수만을 놓고 평가를 진행하였다면, 지금은 임상실천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놓고 점수를 통해 세부적인 평가를 통해 기술이 발전하고, 치과 서비스의 수준이 향상된 것이다. 

 

정리하면 북한의 치과병원 또한 변화의 흐름에서 보다 질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단순하게 예방원에서, 치과병원으로 명칭 변경된 것만이 아니라 병원을 찾은 환자가 보다 덜 아프게 치료받길 원하는 니즈(needs)를 고려한 치료는 전반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해당 기고는 2023년도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재원으로 통일기반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결과물임. 한동헌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