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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수 군무이사를 떠나보내며

편집인 칼럼

2014년 광복절 오전 11시.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진 대한치과의사협회 정효수 군무이사는 의료진과 가족의 소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48세를 일기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현직에 있는 치협 임원이 임기 중 사망한 경우는 2010년 고 한문성 재무이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협회관계자들과 지인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19명으로 구성된 이사진들과 담당부회장 10명은 역할분담을 통해 약 3만여명의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의 이미지제고와 진료, 사회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맡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회무를 펼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집행부의 회무는 1개월 마다 열리는 정기이사회와 부정기적으로 열리는 임시이사회, 1년에 2차례 정기감사와 정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평가와 조정을 받게 된다는 것쯤은 회원들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회원들을 위해 회무를 얼마나 성실히, 열심히 하였는 지에 대한 평가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가야 하는 실무이사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이 맡은 분야의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사무국 직원들과 함께 기본업무 이외에 생겨나는 빈틈을 채우려고 거의 매일같이 회의와 보고서작성, 미팅 등으로 이어지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회원 여러분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또한 이사와 부회장 등 임원진들은 대관(代官)업무와 잦은 출장들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병원을 비우는 것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으며 열심히 회무에 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힘든 업무와 잦은 휴진을 예상했으면서도 협회 임원이 되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낫겠다.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똑같이 치과의사 면허증을 받아 의료업에 종사하고 있는 집행부 임원들 역시, 가족과 환자가 있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치과의사임에는 틀림없다.

회무에 묻혀 가족과 환자로부터 잠깐 멀어져 있는 사이에 갑자기 찾아온 협회 군무이사의 죽음을 앞에 놓고, 우리 모두 잠시 핸드피스를 내려놓고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로 살아갈 수 있는 동력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

협회에 대해 반목과 질타보다는 칭찬과 관심 그리고 격려의 시간을 가져보아 주십사 제안을 해 본다.

29대 집행부 임직원과 대한민국 치과의사들이 슬픔속에 지난 19일 발인하여 정효수 군무이사를 멀리 떠나보내지만, 필자에게는 또 하나 회무제안꺼리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인 것 같다.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는 미망인과 어린 자식들이 눈에 밟히는 것이 어찌 고인 이상의 심정으로 헤아려질 수 있겠는가만은, 고인을 기리고 평안을 기원하는 동료들의 마음 한 켠에는 고인이 운영하고 있었던 병원정리가 아닌가 한다.

고인의 주변정리는 유족의 몫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병원의 정리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인 주변 동료치과의사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동문과 지인 치과의사들이 도울 수는 있겠지만, 유족들의 상심을 자극하지 않은 범위내에서 지역사회를 잘 알고 있는 해당 반회와 분회, 지부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매뉴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미 매뉴얼이 있는 일부 분회가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음 지부장회의나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동료 치과의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고인의 큰 걱정거리를 하나 덜어줄 수 있는 회원들의 사후(死後)병원정리 매뉴얼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정효수 군무이사님! 평안히 잠드소서.